르완다 대학살 가담 숨기고 美 시민권 얻은 오하이오 남성, 보스턴 연방 배심 위증·사법방해 유죄 평결

미국 보스턴
르완다 대학살(Rwandan genocide)이 벌어진 1994년 당시 투치족을 곤봉으로 공격하고도 이를 숨긴 채 난민으로 미국에 들어와 시민권까지 얻은 50대 남성이 보스턴 연방 배심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법무부와 매사추세츠연방검찰청은 10월 2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유니언타운에 사는 에릭 타바로 은시미예(Eric Tabaro Nshimiye·54)가 전날 보스턴 연방 배심에서 위증(perjury) 4건과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 1건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은시미예는 '에릭 타바로 은시미이마나(Eric Tabaro Nshimiyimana)'라는 이름도 썼다. 은시미예는 에릭 타바로 은시미이마나(Eric Tabaro Nshimiyimana)라는 이름도 사용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배심은 은시미예가 2019년 보스턴에서 열린 르완다 대학살 가해자 장 레오나르 테가냐(Jean Leonard Teganya)의 재판에서 연방 배심을 상대로 거짓 증언을 했다고 판단했다. 은시미예는 2024년 3월 체포돼 기소됐다. 배심의 평결은 보스턴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 끝에 10월 27일 나왔다. F. 데니스 세일러 4세(F. Dennis Saylor IV) 연방지방법원 선임판사는 선고 공판 날짜를 2027년 1월 26일로 정했다.
"곤봉으로 머리를 내리쳐"…생존자들의 법정 증언
재판에서 제시된 증거에 따르면 은시미예는 1990년대 초 르완다 부타레의 르완다대학교 의대생이던 시절 투치족 남성과 여성을 공격하는 데 가담했으며, 곤봉으로 이들의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당시 르완다는 인구의 약 90%가 후투족, 약 9%가 투치족으로 민족 간 분열이 심각했다.
1994년 봄 후투족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수도 키갈리 상공에서 격추된 뒤 르완다는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한 민족 학살 가운데 하나로 빠져들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후투족 다수와 그 동조 세력은 약 100일 동안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투치족 약 80만 명을 살해했다. 증거에 따르면 은시미예와 테가냐는 모두 대학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후투족 중심의 집권당 '국가발전혁명운동(MRND·Mouvement révolutionnaire national pour le développement)'의 잘 알려진 학생 당원이었다.
재판에서 피해자들은 은시미예가 대학살에 직접 가담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17세 소년이던 한 피해자는 은시미예가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재단사를 곤봉으로 때려 숨지게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증인들은 은시미예가 검문소에서 투치족을 후투족과 가려내 살해 대상으로 분리하는 일에 가담했다고 증언했다. 여러 증인은 은시미예가 MRND 당원으로서 정치 집회에 자주 참석했고, 당원들이 입던 독특한 복장을 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미국 법무부 형사국은 10월 28일 공식 X 계정에 "르완다 대학살 가담 사실에 대해 거짓말한 오하이오 남성 유죄 평결"이라고 게시하고, A. 타이슨 두바 형사 담당 차관보의 발언을 함께 올렸다.
Ohio Man Convicted for Lying About His Involvement in the Rwandan Genocide
— Criminal Division (@DOJCrimDiv) 2026년 10월 28일
“For nearly three decades, this defendant concealed his involvement in the 1994 Rwandan genocide and the heinous acts of violence he committed, including clubbing people to death,” said @AAGDuva. “Then,… pic.twitter.com/ESmma2gjz9
케냐 거쳐 난민 입국…영주권·시민권까지
법무부에 따르면 은시미예는 1994년 여름 르완다를 빠져나와 케냐로 건너갔다. 그는 1995년 대학살 폭력 가담 사실을 이민 당국에 숨긴 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은시미예는 이후 수년 동안 대학살 가담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계속 제출해 합법적 영주권을 얻었고, 결국 미국 시민권까지 취득했다. 그는 1995년부터 오하이오주에서 살며 일해 왔다.
2024년 3월 21일 매사추세츠연방검찰청의 체포 발표 당시 형사고발장에 따르면 은시미예와 테가냐는 MRND와, 악명 높은 폭력 조직인 이 당의 청년단 '인테라함웨(Interahamwe)'의 잘 알려진 학생 단원이었다. 기소 당시 검찰에 따르면 은시미예는 못이 박힌 곤봉으로 투치족 남성과 여성, 어린이의 머리를 내리친 뒤 마체테(machete)로 베어 살해하는 데 가담했다. 형사고발장은 14세 소년과 대학병원에서 의사 가운을 짓던 남성을 살해한 구체적 사례를 적시했으며, 르완다 현지 증인들은 살해 장소를 특정하고 은시미예가 쓴 무기를 그림으로 그렸다. 검찰은 당시 은시미예가 대학살 기간 투치족 여성 다수에 대한 성폭행에 가담하고 이를 방조한 혐의도 제기했다. 기소 당시 검찰에 따르면 은시미예는 투치족 반군이 대학살 가담자들을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몰아낸 뒤인 1994년 여름 르완다를 떠났다. 형사고발장은 은시미예가 최근 미국 입국 전 행적과 시민권 취득 때 서명한 서류에 관해 연방 요원들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대학살 가담 사실을 숨기려고 계속 허위 진술을 했다고 적시했다.
보스턴 연방 대배심은 2024년 3월 26일 은시미예를 위증 4건, 사법방해 1건, 연방 당국에 중요한 정보를 숨기는 계략에 가담한 혐의(engaging in a scheme to conceal material information) 1건으로 기소했다. 마이클 J. 크롤(Michael J. Krol) 당시 국토안보수사국 뉴잉글랜드 특수요원 책임자는 기소 당시 "국토안보수사국과 인권침해·전쟁범죄센터 요원들은 인권 침해자와 전쟁범죄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의 진짜 과거를 밝혀내고 그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수년 동안 생존자들을 면담하고 역사학자들과 함께 일하며 사건을 수사한다"며 "우리는 미국을 법의 심판을 피하는 은신처로 삼으려는 자들을 지칠 줄 모르고 추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소 당시 내용은 혐의이며, 이번 평결은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것이다.
동료 가해자 재판에서 "우리는 가담 안 해" 거짓 증언
미국은 2017년 테가냐가 MRND 당원 신분과 대학살 가담 사실을 숨긴 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은시미예는 2019년 테가냐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자신과 테가냐 모두 대학살에 가담하지 않았고 MRND 당원도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테가냐는 2019년 4월 이민 사기(immigration fraud) 2건과 위증 3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은시미예는 테가냐 재판에서 테가냐의 사법방해를 도왔고, 테가냐의 MRND 활동에 대해 거짓 증언을 했다. 은시미예는 자신의 MRND 당원 신분을 부인하면서도 위증을 했다. 법무부는 "은시미예가 그 재판에서 연방 배심에게 한 거짓말이 이번 위증·사법방해 유죄 평결의 근거"라고 발표했다.
연방검사장 "미국은 폭력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한다"
리아 B. 폴리(Leah B. Foley) 매사추세츠연방검사장은 "에릭 타바로 은시미예는 거짓과 기만의 그물 속에서 살았다"며 "그는 르완다 대학살 가담 사실과 투치족 공동체에 저지른 끔찍한 행위에 대해 이민 당국에 거짓말을 해 이 나라에서 피난처를 얻었다"고 말했다. 폴리 검사장은 "미국은 폭력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한다"며 "이번 평결로 은시미예는 더 이상 거짓말 뒤에 숨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A. 타이슨 두바(A. Tysen Duva) 법무부 형사 담당 차관보는 "이 피고인은 거의 30년 동안 1994년 르완다 대학살 가담 사실과, 사람들을 곤봉으로 때려 숨지게 한 일을 포함한 극악한 폭력 행위를 숨겼다"고 말했다. 두바 차관보는 "그는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해 이민 당국에 거짓말을 했고, 자신과 르완다 대학살의 동료 가해자를 보호하려고 연방 배심에 거짓말을 했다"며 "이 사건 생존자들의 용기와, 은시미예가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한 검사들과 법 집행 동료들의 노력 덕분에 그는 이제 자신의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그리밍(Jeffrey Grimming) 국토안보수사국(HSI) 뉴잉글랜드 특수요원 책임자 대행은 "에릭 은시미예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며 "그는 자신이 폭력적으로 가담한 대학살로 공포에 떨고 삶의 터전을 잃은 수많은 르완다인을 모욕하며 미국에서 난민 행세를 했다"고 말했다. 그리밍 대행은 "그는 수십 년 동안 거짓을 이어 가며 쌓은 삶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누렸다"며 "이제 연방 배심이 그의 기만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평결은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와 생애 가장 끔찍한 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용기 있게 증언한 피해자들의 것"이라며 "그들의 기여와 희생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국토안보수사국 뉴잉글랜드지부는 10월 28일 공식 X 계정에 "르완다 대학살 가담에 대해 거짓말한 남성에 유죄 평결"이라며 "오하이오주 유니언타운의 에릭 타바로 은시미예(54)가 위증 4건과 사법방해 1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게시했다.
🚨NEW: GUILTY VERDICT FOR MAN WHO LIED ABOUT INVOLVEMENT IN RWANDAN GENOCIDE
— HSI New England (@HSINewEngland) 2026년 10월 28일
Eric Tabaro Nshimiye, 54, of Uniontown, Ohio was convicted of four counts of perjury and one count of obstruction of justice.
Read more 👉https://t.co/B5txTVCAyb pic.twitter.com/5WijwjeGCz
위증 건당 최대 징역 5년, 사법방해 최대 10년
법무부에 따르면 은시미예는 위증 4건에 대해 건당 최대 징역 5년, 사법방해 1건에 대해 최대 징역 10년에 처해질 수 있다. 각 혐의에는 3년의 보호관찰부 석방(supervised release)과 최대 25만 달러의 벌금이 함께 규정돼 있다. 형량은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미국 양형기준(U.S. Sentencing Guidelines)과 관련 법령을 고려해 정한다.
이 사건은 국토안보수사국 보스턴지부가 국토안보수사국 인권침해·전쟁범죄센터(HRVWCC·Human Rights Violators and War Crimes Center)의 지원을 받아 수사했다. 2009년 설립된 이 센터는 박해, 전쟁범죄, 대학살, 고문, 초법적 살해, 여성 할례, 소년병 동원·모집에 가담했거나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포함해 미국 안에 있는 인권 침해자를 찾아내고 기소하는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한다.
평결은 폴리 검사장과 두바 차관보, 그리밍 특수요원 책임자 대행, 앤지 살라자르(Angie Salazar) 국토안보수사국 디트로이트지부 특수요원 책임자, 네이선 에버트(Nathan Hebert) 국무부 외교안보국(DSS) 보스턴지부 특수요원 책임자, 데니스 C. 리어던(Denis C. Riordan) 이민국(USCIS) 사기탐지·국가안보부 보스턴지부장이 함께 발표했다. 오하이오주 코플리 경찰과 서밋카운티 보안관실도 수사를 지원했다. 공소 유지는 매사추세츠연방검찰청 국가안보과의 크리스토퍼 루니(Christopher Looney) 연방검사보와 법무부 형사국 인권·특별기소과(HRSP)의 알렉산드라 스키넌(Alexandra Skinnion) 검사가 맡았으며, 법무부 국제업무국(OIA)이 핵심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법무부는 미국 안에 있는 과거 인권 침해자에 대한 정보를 가진 시민은 국토안보수사국 신고전화(1-866-DHS-2-ICE, 1-866-347-2423)로, 해외에서는 001-1802-872-6199로 연락하거나 이메일 또는 온라인 신고 양식으로 미국 법 집행 당국에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출처 (KST)
- 미국 법무부 공보실 보도자료 「Ohio Man Convicted for Lying About His Involvement in the Rwandan Genocide」(2026-10-28): https://www.justice.gov/opa/pr/ohio-man-convicted-lying-about-his-involvement-rwandan-genocide
- 미국 매사추세츠연방검찰청 보도자료 「Ohio Man Convicted for Lying About His Involvement in the Rwandan Genocide」(2026-10-28): https://www.justice.gov/usao-ma/pr/ohio-man-convicted-lying-about-his-involvement-rwandan-genocide
- 미국 매사추세츠연방검찰청 보도자료 「Ohio Man Arrested for Decades-Long Scheme to Conceal His Involvement in the Rwandan Genocide」(2024-03-21): https://www.justice.gov/usao-ma/pr/ohio-man-arrested-decades-long-scheme-conceal-his-involvement-rwandan-genocide
- 미국 매사추세츠연방검찰청 보도자료 「Ohio Man Indicted for Concealing His Involvement in the Rwandan Genocide」(2024-03-26): https://www.justice.gov/usao-ma/pr/ohio-man-indicted-concealing-his-involvement-rwandan-genocide
- 미국 법무부 형사국 공식 X 게시물(2026-10-28): https://x.com/DOJCrimDiv/status/2115524087359394293
-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뉴잉글랜드지부 공식 X 게시물(2026-10-28): https://x.com/HSINewEngland/status/211554020264736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