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반외국제재법으로 파라과이·벨리즈 장관에 재산 동결·입국 금지 조치

https://x.com/gvillate/status/2111171935056916863
중국 외교부는 10월 12일 외교부령 제21호와 제22호를 공포했다. 대만과 수교한 파라과이의 구스타보 비야테 정보통신기술부 장관과 벨리즈의 프랜시스 폰세카 외교·대외무역·교육·문화·과학기술부 장관에게 「반외국제재법」에 따른 반제(反制)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다. 파라과이 정부는 같은 날 "제재를 거부한다"고 밝혔고, 벨리즈 외교부는 "일방적 조치"에 유감을 표했다. 대만 외교부는 두 나라의 지지에 감사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 결정문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에 10월 12일 오전 10시 5분(베이징 시각, 한국 시각 11시 5분) 게시된 결정문(외교부령 제22호, 벨리즈 폰세카 장관 대상)은 반외국제재법 제3·4·6·9·15조를 근거로 들었다. 조치는 세 가지이다. 중국 내 동산·부동산 등 재산 동결, 중국 내 조직·개인과의 거래·협력 금지, 비자 발급 거부와 입국 금지(홍콩·마카오 포함)이다. 시행일은 공포 당일인 10월 12일이다. 파라과이 비야테 장관에 대한 외교부령 제21호도 같은 날 같은 형식으로 나왔다.
결정문은 두 나라와 대만의 관계를 「이른바 '수교(邦交)'」라고 불렀고, 대상자들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외교부의 표현이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두 사람이 대만을 방문하고 '중국 사이버공격' 관련 허위정보를 퍼뜨렸다며, 이번 조치로 "본보기로 경고한다(以儆效尤)"고 말했다. 결정문과 브리핑은 그 사이버공격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함께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 외교부가 「반제 조치」로 부르는 행정 결정이다.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 지정이나 형사 기소와는 다른 성격이며, 당사국들은 이 조치를 「제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파라과이 정부 반응
파라과이 외교부는 10월 12일 밤(한국 시각 22:52) 공식 X 계정에 "파라과이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정보통신기술부 장관 구스타보 비야테에게 부과한 제재를 거부한다"며 "이는 우리나라와 불필요한 마찰을 낳는다"고 밝혔다. 같은 게시물에서 대만(중화민국)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다시 확인했다.
https://x.com/mreparaguay/status/2109643282170986813
비야테 장관은 20분쯤 뒤 본인 X 계정에 "파라과이의 디지털 인프라는 주권적으로 결정되는 기술·국가안보 기준에 따른다"며 "어떤 외부 제재도 우리 결정을 좌우하지 못한다"고 썼다. 이어 "대만과 함께 모든 공동 사업을 가속하겠다"고 했다.
https://x.com/gvillate/status/2109647972782719423
후속으로 비야테 장관은 10월 15일 「길을 확인해 준 제재(Una sanción que confirma el camino)」라는 제목의 글에서 "중국, 홍콩, 마카오에 들어갈 수 없고 그곳의 재산은 동결되며 어떤 조직도 나와 거래할 수 없다"고 조치 내용을 스스로 정리했다.
https://x.com/gvillate/status/2110718698742747480
벨리즈 정부 반응
벨리즈 외교부는 10월 13일 새벽(한국 시각 02:57) 공식 X 계정에 성명을 올려 중국 외교부가 10월 12일 폰세카 장관에 대해 발표한 "일방적 조치"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벨리즈 외교부 웹사이트에도 벨모판 시각 10월 12일 11시 40분(GMT-6)자 성명 전문이 게시됐다.
대만 외교부 반응
대만 외교부는 10월 13일 스페인어와 영어로 "중화인민공화국의 강압과 압박에 맞선 우방 파라과이의 확고한 지지에 고무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저녁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강압적 조치에 맞서 우방 벨리즈와 폰세카 장관 곁에 굳건히 서겠다"며 벨리즈가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로 한 주권적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대만 외교부는 중앙통신사 질의에 이번 조치를 "타국 주권과 외교정책에 대한 간섭"이라고 답한 것으로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이 발언은 대만 외교부 보도자료가 아니라 중앙통신사를 통해 전해졌다.
파라과이는 1957년부터 대만과 수교해 온 남미의 유일한 대만 수교국이고, 벨리즈는 1989년 10월 13일 대만과 수교했다. 중국이 수교국 정부의 현직 장관 개인을 지목해 법적 조치를 공포한 것으로, 국가 간 단교 압박이 아니라 인물 단위로 비용을 지우는 방식이다.
과거 선례는 2021년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2021년 6월 10일 반외국제재법을 통과시켜, 외국이 중국에 차별적 조치를 취하거나 중국 내정에 간섭할 때 관련 개인·조직을 반제 명단에 올리고 재산 동결·입국 금지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결정문이 인용한 조항이 이 법의 명단 지정과 조치 조항이다.
근거 법률: 반외국제재법 조문
결정문이 근거로 든 다섯 개 조항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공개한 법률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조문은 법률 원문에 실린 취지를 옮긴 것이다. 제3조는 "외국 국가가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위반해 중국을 억제·압박하고, 중국 공민·조직에 차별적 제한 조치를 취하며 내정에 간섭할 경우 상응하는 반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제4조는 국무원 관련 부문이 그런 조치에 직접·간접으로 참여한 개인·조직을 「반제 명단」에 올릴 수 있게 했고, 제6조는 비자 발급 거부·입국 금지·비자 취소·추방, 중국 내 재산의 봉인·압류·동결, 중국 내 조직·개인과의 거래·협력 금지 또는 제한, 기타 필요한 조치를 열거한다. 제9조는 명단과 조치의 확정·중지·변경·취소를 외교부 등이 「명령」으로 공포한다고 정했다. 이번 조치가 「외교부령」 번호를 단 이유이다. 제15조는 외국 국가·조직·개인이 중국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실시·협조·지지할 경우 이 법을 「참조해」 조치한다는 조항이다.
이번 결정문은 비야테·폰세카 두 장관에게 제6조 가운데 재산 동결, 거래·협력 금지, 비자 거부·입국 금지 세 가지를 적용했다. 비자 취소나 추방은 들어 있지 않다. 법 제5조는 명단에 오른 개인의 배우자와 직계 가족, 그 개인이 고위 관리자인 조직까지 조치를 넓힐 수 있게 했지만, 10월 12일 결정문의 반제 명단에는 장관 본인 이름 한 명씩만 올라 있다.
결정문이 보여주는 것
벨리즈 대상 결정문은 첫 문장에서 "근년 들어 벨리즈의 일부 반중(反華) 정객이 사익을 위해 벨리즈가 중국 대만 지역과 이른바 '수교' 관계를 유지하도록 완고하게 지지해 왔다"고 썼다. 조치의 목적은 "국가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지키고 '대만 독립' 분열 행위에 반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반중 정객」과 「분열 행위」는 중국 외교부의 규정이며, 벨리즈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치를 풀 수 있는 절차
법 제7조는 국무원 관련 부문이 제4~6조에 따라 내린 결정을 「최종 결정」으로 규정한다. 중국 국내에서 행정소송 등으로 다툴 길을 두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신 제8조는 조치의 근거가 된 상황이 바뀌면 관련 부문이 조치를 「중지·변경·취소」할 수 있다고 정했고, 그 경우에도 제9조에 따라 외교부령으로 공포해야 한다. 따라서 두 장관에 대한 조치가 바뀌는지는 앞으로 나올 외교부령 번호로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시행규정이 덧붙인 집행 절차
이번 외교부령보다 앞선 단계에서 집행 방식을 세분한 문서도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25년 3월 21일 제55차 상무회의를 통과한 「반외국제재법 시행규정」을 국무원령 제803호로 3월 23일 공포해 같은 날 시행했다. 모두 22개 조항이다. 제5조는 반제 조치를 결정할 때 적용 대상과 구체적인 조치, 시행 날짜를 결정문 안에 분명히 적도록 했다. 집행 부처의 분담도 조항별로 갈랐다. 비자 발급 거부와 입국 금지는 외교·국가이민관리 부처가, 재산의 봉인·압류·동결은 공안·재정·자연자원·교통운수·해관·시장감독·금융관리·지식재산권 부처가 맡고, 거래·협력 제한은 교육·과학기술·사법행정·생태환경·상무·문화관광·위생건강·체육 부처가 분야별로 맡도록 했다. 재산 범위에는 현금과 은행 예금, 유가증권, 지분, 지식재산권, 받을 채권까지 들어간다고 제7조가 적었다.
절차상의 출구도 이 시행규정에 새로 적혔다. 제11조는 조치를 정하거나 멈추거나 바꾸거나 취소하는 결정을 해당 부처 공식 웹사이트 등에 공개하고 제때 갱신하도록 했다. 제14조는 조치를 받은 조직·개인이 결정 부처에 중지·변경·취소를 신청할 수 있게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사실과 행위 결과를 없애기 위해 취한 조치를 함께 내도록 했다. 제15조는 부처가 집행 상황과 효과를 평가하거나 신청 사유를 심사해 조치를 멈추거나 바꾸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했고, 제16조는 특수한 사정이 있을 때 승인받은 경우에 한해 금지된 활동을 예외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을 뒀다. 중국 외교부는 두 장관이 이 신청 절차를 밟았는지, 신청을 접수했는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10월 12일 결정문 뒤에도 두 사람을 특정한 후속 외교부령이나 신청 접수 공지는 나오지 않았다.
벨리즈 외교부 성명 전문이 밝힌 근거
벨리즈 외교부 웹사이트 성명은 X 게시물보다 논거를 길게 폈다. 성명은 벨리즈를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라고 전제하고, 유엔 헌장 아래 모든 국가가 외부 압력 없이 외교정책을 펼 권리가 있으며 주권 평등과 다른 나라 일에 대한 불간섭이 작은 나라의 안보와 발전이 기대는 국제질서의 토대라고 적었다. 대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국의 주권적 결정으로 맺어졌고, 그 동반자 관계가 개발·보건·교육·기반시설·환경·농업 분야에서 벨리즈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폰세카 장관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공적 자격으로, 벨리즈의 국가 이익을 위해 행동해 왔다고 선을 그었다.
성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응 방향도 밝혔다. 이 조치가 벨리즈의 외교정책을 바꾸지 못하고 정부가 맡은 일을 수행하는 것도 막지 못하며, 정부는 폰세카 장관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또 모든 나라가 다른 나라 공직자에 대한 일방적 강압 조치를 삼갈 것을 촉구했고, 이번 사안을 두고 양자·지역 동반자 및 더 넓은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성명 말미에는 지역·국제 동반자들의 연대에 감사하며 벨리즈 국민에게 계속 알리겠다는 약속이 붙었다. 파라과이 외교부는 웹사이트에 비야테 장관 조치만 따로 다룬 성명을 올리지 않았다. 파라과이의 입장은 외교부 공식 X 게시물로 나왔다.
양측 입장 한 줄씩
- 중국 정부(외교부): 대상 장관들이 대만과의 "이른바 수교"를 지지하며 중국 핵심 이익을 해쳐 반외국제재법에 따라 조치한다(10/12 결정문·브리핑).
- 파라과이·벨리즈·대만 정부: 조치는 거부하며 대만과의 관계는 각국의 주권적 결정이다(10/12~13 각국 외교부, 10/12·15 비야테 장관).
앞으로 볼 것
- 반제 조치는 공포일(10/12)부터 시행 중이며, 결정문에는 종료일이 없다.
- 중국 외교부는 다른 대만 수교국 인사에 대한 추가 외교부령을 10월 17일 새벽까지 공포하지 않았다.
- 파라과이가 밝힌 대만과의 공동 사업(비야테 장관이 언급한 「Yguazú Digital」·기술단지 등)의 일정은 파라과이 정부가 구체 날짜를 공개하지 않았다.
출처
- 中 국무원령 제803호 「반외국제재법 시행규정」(중국정부망, 2025-03-23 공포): https://www.gov.cn/zhengce/content/202503/content_7015400.htm
- 中 외교부령 제22호(벨리즈 폰세카) 결정문: https://www.mfa.gov.cn/wjbxw_new/202610/t20261012_12038393.shtml
- 中 외교부령 제21호(파라과이 비야테) 결정문: https://www.fmprc.gov.cn/wjb_673085/zfxxgk_674865/gknrlb/fzcqdcs/202610/t20261012_12038392.shtml
- 中 외교부 10/12 정례브리핑: https://www.mfa.gov.cn/web/fyrbt_673021/202610/t20261012_12038772.shtml
https://x.com/mreparaguay/status/2109643282170986813
https://x.com/gvillate/status/2109647972782719423
https://x.com/gvillate/status/2110718698742747480
https://x.com/MFABelize/status/2109704991489634727
https://x.com/MOFA_Taiwan/status/2109829885116244227
https://x.com/MOFA_Taiwan/status/2109962371028468152
- 대만 외교부 반응(중앙통신사): https://www.cna.com.tw/news/aipl/202610120248.aspx
- 파라과이 1957 수교: https://www.taiwanembassy.org/py/post/7521.html
- 벨리즈 1989.10.13 수교: http://multilingual.mofa.gov.tw/web/web_UTF-8/almanac/almanac2008/html/08-1-6.htm
- 반외국제재법 원문(전국인대 상무위 공개본): http://www.npc.gov.cn/npc/c2/c30834/202106/t20210610_3118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