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웡 총리 "연무 유발 기업에 월경성연무오염법 조치"…환경청, 인도네시아 7개 기업에 예방조치 통지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10월 15일 밤(싱가포르 시각, 한국 시각 16일 0시) 인도네시아 산불이 원인인 연무와 관련해 "책임이 있을 수 있는 기업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싱가포르의 월경성연무오염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16일 그레이스 푸 지속가능성·환경부 장관은 국가환경청(NEA)이 인도네시아의 7개 기업에 이 법에 따른 「예방조치 통지」를 보낸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싱가포르의 24시간 대기오염지수(PSI)는 지역별 157~229로, 환경청 집계 기준 올해 최고치였다.
웡 총리 발언
웡 총리는 본인 X 계정에 연속 게시물을 올렸다. 먼저 "악화하는 연무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취약계층에 N95 등급 마스크를 나눠 주고 주민센터 등에 냉방 대피 공간을 연다고 했다.
https://x.com/LawrenceWongST/status/2110747538500550763
원인에 대해서는 "연무는 인도네시아의 산림·이탄지 화재에서 비롯됐고 긴 건기로 악화됐다"며 "인도네시아에 지원을 제안했고 인도네시아, 아세안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https://x.com/LawrenceWongST/status/2110747578128359551
이어 "화재에 책임이 있을 수 있는 기업들을 동시에 살펴보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월경성연무오염법에 따라 조치하고 다른 나라와의 공동 조치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날씨도, 국경 너머의 일도 직접 통제할 수 없지만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https://x.com/LawrenceWongST/status/2110747649930588580
https://x.com/LawrenceWongST/status/2110747939115258042
환경청의 7개 기업 통지
푸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은 스트레이츠타임스와 CNA가 전했다. 푸 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의 조사로는 싱가포르가 겪는 연무 일부가 인도네시아 7개 기업의 토지에서 난 화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관에 따르면 통지는 세 가지를 요구한다. 자기 토지의 불을 끄거나 번지지 않도록 진화 인력을 투입할 것, 소각을 멈추거나 시작하지 말 것, 화재 진화와 재발 방지 계획을 환경청에 낼 것이다. 장관은 7개 기업이 수마트라에 있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예방조치 통지」 단계이다. 기소나 벌금 부과가 아니며, 기업들이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도 아니다. 웡 총리의 표현도 "필요한 경우 조치"였다. 푸 장관은 "정보와 증거에 따라 필요하면 이 법에 따른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숫자: 대기오염지수
환경청 공식 X 계정의 시간별 공지에 따르면 10월 16일 오후 3시(한국 시각 오후 4시) 24시간 PSI는 157~229, 1시간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109~182㎍이었다. 환경청 기준으로 PSI 201~300은 「매우 나쁨」 구간이다. 환경청은 17일(토) PSI를 150~230으로 예보했다. 푸 장관은 PSI가 300을 넘는 「위험」 수준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고, 3~4주 뒤 시작되는 몬순 전환기에 바람이 약해지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측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은 공식 X 계정에 산림·토지 화재 대응 상황을 날짜별로 올리고 있다. 같은 날 게시물에서는 드라이아이스를 쓰는 새 인공강우 방식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15일 산불 진화에 외국 지원을 받는 것을 승인했다고 아르마나타 나시르 외교장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승인은 인도네시아 정부 발표가 아니라 외교장관 발언을 인용한 현지 보도로 전해졌다. 푸 장관은 16일 인도네시아 환경장관에게 진화 지원과 인공강우를 다시 제안했지만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싱가포르의 기업 통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월경성연무오염법은 2014년 9월 시행됐다. 싱가포르 밖에서 일어난 행위라도 싱가포르에 연무 오염을 일으키거나 기여한 기업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다른 나라 땅의 기업을 자국 법으로 겨냥하는 만큼 외교 문제와 맞닿아 있다.
과거 선례는 2015년이다. 그해 동남아 연무 때 싱가포르의 1시간 PM2.5가 높게 치솟았고, 환경청은 이 법에 따라 인도네시아 기업들에 통지를 보냈다. 이번 주 서부 지역 1시간 PM2.5(14일 오후 3시 288)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현지 보도는 전했다. 「2015년 이후 최고」라는 비교는 현지 보도의 표현이다.
근거 법률: 월경성연무오염법 조문
싱가포르 법무부 산하 법령 사이트(Singapore Statutes Online)에 공개된 법률 원문을 보면, 이번 통지의 근거는 제9조이다. 벌금 단위는 싱가포르달러이다. 제9조 1항은 싱가포르 밖의 토지·산림 화재 때문에 싱가포르나 다른 나라에 대기오염이 생기고, 위성 정보와 풍속·풍향·기상 정보로 볼 때 그 연기가 싱가포르로 오고 있을 때, 환경청장이 연무 오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원인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에 예방조치 통지를 줄 수 있다고 규정한다. 2항은 통지를 「서면 요청」으로 정의하고, 요구 사항의 예로 진화 인력 투입, 소각 중단·개시 금지, 진화·재발 방지 계획 제출을 든다. 푸 장관이 16일 밝힌 세 가지 요구는 이 조항의 예시와 같다.
처벌 조항은 제5조이다. 싱가포르 밖 토지의 소유자·점유자로서 싱가포르의 연무 오염을 일으키거나 기여하는 행위, 또는 그런 행위를 묵인하는 행위를 하면 범죄가 성립한다. 그 토지 소유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는 기업도 처벌 대상이다. 유죄가 확정되면 연무가 있었던 하루(또는 하루의 일부)마다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 예방조치 통지를 따르지 않은 것이 입증되면 하루마다 최대 5만 싱가포르달러를 더 물릴 수 있고, 벌금 합계는 200만 싱가포르달러를 넘을 수 없다. 이번 통지는 이 처벌 절차와는 별개인 앞 단계이고, 지금까지 어느 기업도 이 사건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지역 협정: 아세안 월경성연무오염협정
국경을 넘는 연무는 아세안 차원의 조약도 다룬다. 아세안 사무국에 따르면 아세안 월경성연무오염협정은 2002년 6월 10일 쿠알라룸푸르에서 10개 회원국이 서명했고 2003년 11월 25일 발효됐다. 사무국은 이 협정을 "인접한 국가들이 토지·산림 화재로 인한 월경성 연무에 대응하도록 묶은 첫 지역 협정"이라고 소개한다. 협정에는 감시·평가·예방, 기술 협력, 조정 기구, 재난 지원 때 세관·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이 들어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10월 14일 제정·시행한 법률 제26호로 이 협정을 비준했다고 인도네시아 감사원 법령정보망(JDIH BPK)에 등재돼 있다. 웡 총리가 언급한 "아세안 파트너들과의 협력"은 이 협정 틀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총리 게시물에 협정 이름이 직접 나오지는 않다.
환경청이 17일 오전 갱신한 지역 상황
싱가포르 국가환경청의 지역 연무 상황 페이지는 10월 17일 오전 10시 59분(싱가포르 시각)에 다시 갱신됐다. 그 밤사이 남부 아세안 많은 곳에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고,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남부에 흩어진 열점(熱點)이 탐지됐으며, 말레이반도·싱가포르·칼리만탄·수마트라와 사라왁 서부에는 중간에서 짙은 월경성 연무가 관측됐다고 환경청은 적었다. 공기질 관측소의 판정은 싱가포르와 말레이반도가 「나쁨」에서 「매우 나쁨」, 보르네오와 수마트라는 「나쁨」에서 「위험」으로 갈렸다. 다만 칼리만탄과 수마트라의 열점 전모는 짙은 연무와 구름에 가려 파악할 수 없었다고 환경청이 스스로 밝혔다. 열점 숫자를 세지 않고 이 한계를 함께 적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앞으로의 전망으로는 비가 내리는 곳에서는 열점과 연무가 나아질 수 있지만, 건조함이 오래가는 화재 취약 지역에서는 상황이 높은 수준으로 남고 심각한 월경성 연무가 다시 생길 위험이 이어진다고 했다. 바람은 남부 아세안에서 주로 남동풍에서 남서풍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