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정유시설 30일 안 칠 테니 그동안 패트리엇으로 하늘 지켜 달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초당파 의회 대표단과 화상으로 만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을 30일간 멈추는 대신 같은 기간 미국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로 우크라이나 하늘을 지켜 주는 방안을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이날 밤 공개한 회의 내용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구상을 내놓은 미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전날 밤 탄도미사일 공격의 첫 파상 때 협력국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경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20일 오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전화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이 통화에서는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과 조기경보, 스타링크·스타실드 위성통신 문제가 다뤄졌다.
젤렌스키는 美(미) 의원들이 꺼낸 30일 맞교환 구상을 공개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는 30일 동안 러시아 정유공장에 대한 타격을 멈출 수 있다"(Ми могли б на 30 днів припинити удари по російських нафтопереробних заводах)고 말했다. 이어 "그 대신 같은 30일 동안 미국이 우리 하늘을 지키도록 도와주기를 기대한다"(А натомість очікували б, що Америка допоможе нам захищати наше небо протягом тих самих 30 днів)며 "바로 패트리엇용 요격미사일로"(саме ракетами-перехоплювачами для Patriot)라고 덧붙였다.
이 방안은 미 의회에서 먼저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아이디어를 내놓은 미 의회 의원들에게 감사하고 싶다"(я хочу подякувати членам Конгресу США, які висунули цю ідею)고 말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 방안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Але, на жаль, ми не почули про готовність допомогти із цим варіантом також)고 했다.
대통령실은 의원들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노력을 지지한다고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회의에서 논의한 모든 주제를 실무팀이 이어서 다루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와의 접촉 내용도 알렸다.
젤렌스키는 러시아 지도자가 에너지 공격 중단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혀
대통령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에서 "러시아 지도자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추자는 제안을 거절했다"(російський очільник відмовився від пропозиції припинити обстріли української енергетики)고 말했다. 그 제안의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공장 타격을 멈춘다면"(за умови, що Україна припинить завдавати ударів по російських нафтопереробних заводах)이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열흘 전인 9일 저녁 텔레그램 공식 채널에 올린 게시물에서 "러시아가 우리 에너지를 파괴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정유시설을 불태우지 않겠다"(Україна не буде спалювати російську нафтопереробку, якщо Росія не буде руйнувати нашу енергетику)며 "거울처럼 대칭적인 긴장 완화 조치"(дзеркальних деескалаційних кроків)를 제안했다. 같은 게시물에는 "러시아에 석유제품 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연장이 아니라 끝내야 할 전쟁에 대한 투자"(Дозвіл Росії продавати нафтопродукти – це інвестиція у війну, яку треба закінчити, а не продовжити)라는 주장과 "약함을 통한 평화는 결코 없다"(Миру завдяки слабкості ніколи не буває)는 문장이 함께 담겼다.
19일 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르키우주(州)에 대한 러시아의 샤헤드 무인기 공격도 알렸다. 대통령실은 이 공격으로 엄마와 돌을 갓 넘긴 아이를 포함해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이 러시아가 제재 해제와 압박 완화에 답하는 방식"(Ось як Росія відповідає на звільнення від санкцій і зменшення тиску)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대러 제재 법안 이야기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법안을 지지해 준 의원들에게 감사하면서 "이미 효력이 생겼어야 할 매우 강력한 법안"(надзвичайно сильний законопроєкт)이라고 했다.
젤렌스키는 탄도미사일 조기경보가 세 번째 오지 않았다고 말해
조기경보 문제는 대표단 회의에서 따로 다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지난밤 탄도미사일 공격의 첫 파상에 대해 협력국으로부터 어떤 경보도 받지 못했다"(Україна не отримала від партнерів жодного попередження про першу хвилю балістичних обстрілів минулої ночі)고 밝혔다. 이어 "짧은 기간에 탄도미사일 경보를 받지 못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Це вже третій випадок за короткий період, коли ми не отримали такого попередження про балістичні ракети)라고 말했다. 앞선 두 차례가 언제였는지, 어느 협력국의 경보였는지는 발표에 나오지 않는다.
방공 강화도 회의 의제였다. 양측은 PURL 프로그램에 따라 패트리엇 체계용 요격미사일 공급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는 스타링크·스타실드 속도 제한이 전선 물류를 흔든다고 주장해
위성통신도 회의 의제에 올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선 여러 구간에서 스타링크(Starlink)와 스타실드(Starshield) 서비스의 속도가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 제한이 "전선 물류와 우크라이나의 중거리 타격, 샤헤드를 막는 능력을 약화시킨다"(підриває фронтову логістику, українські мідлстрайки та здатність захищатися від «шахедів»)고 주장했다.
제트엔진을 단 샤헤드가 특히 문제로 꼽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격추하기 어려운 것은 제트 샤헤드"(Найскладніше збивати реактивні "шахеди")라고 말했다. 속도 제한의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직 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Ми досі не маємо пояснень щодо цього)고 했다.
젤렌스키는 이튿날 루비오 국무장관과 통화하며 '도울 준비'에 감사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20일 오전 젤렌스키 대통령이 루비오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이 도울 준비가 돼 있고 세 가지 사안에 분명한 입장을 밝힌 데 감사를 표했다. 첫째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 둘째는 "사활적으로 중요한"(життєво важливим) 러시아 탄도미사일 공격 조기경보, 셋째는 "복원해야 할"(яку треба відновити) 스타링크·스타실드 상황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물론 이 모든 것은 이 끔찍한 전쟁과 끊임없는 살인을 끝내려는 우리의 외교적 노력을 배경으로 한다"(Звісно, все це на фоні наших дипломатичних зусиль, щоб закінчити цю жахливу війну й постійні вбивства людей)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곧 다시 연락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의 건설적인 입장과 함께 미국에서 공정한 접근을 지지하는 모든 이에게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