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말리군 드론의 가축시장 공습과 반군의 투항병 처형 동시 고발

말리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9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발 보고서에서 말리군과 러시아 정부가 통제하는 '아프리카군단(Africa Corps)'이 올해 7월 이후 중부·북부 말리에서 벌인 대(對)반군 작전으로 민간인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HRW는 같은 보고서에서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과 무슬림 지지단(JNIM)'과 분리주의 단체 '아자와드해방전선(FLA)' 전투원들도 붙잡은 말리군 장병을 고문하고 처형했다고 밝혔다. 7월 18일 습격 뒤 투항한 장병 최소 19명이 처형됐다는 국제앰네스티의 기록도 보고서에 실렸다. 보고서의 부제는 "African Union Should Act to Prevent Further Atrocities(아프리카연합이 추가 잔학 행위를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이다.
HRW는 정부군과 반군 양쪽의 전쟁법 위반을 한 보고서에 묶어
HRW는 말리군과 동맹 세력이 이슬람주의·분리주의 무장단체의 공격이 거세지자 "abusive counterinsurgency operations(학대적인 대반군 작전)"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프리카군단을 옛 바그너그룹으로 소개했다. HRW는 말리군과 아프리카군단이 공격 과정과 구금 상태에서 민간인 다수를 살상해 국제인도법을 어겼고, 이슬람주의·분리주의 전투원들도 붙잡은 말리군 장병을 고문하고 처형하는 등 전쟁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HRW는 7월 30일부터 9월 20일까지 30명을 원격으로 면담했다고 밝혔다. 면담 대상에는 학대 행위 목격자 16명과 인권 활동가, 지역 지도자, 언론인, 말리군 병사 1명이 들어 있다. HRW는 온라인에 올라온 드론 공격 직후 영상 2건의 위치를 확인했고, 드론 잔해 사진 12장과 8월 6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HRW는 8월 5일 말리 국방장관에게 조사 결과와 질의를 담은 서한을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라리아 알레그로치 HRW 사헬 선임연구원은 "The Malian military, armed groups, and insurgent forces are committing grave laws-of-war violations while international organizations and governments largely stand by(말리군과 무장단체, 반군이 중대한 전쟁법 위반을 저지르는데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대체로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디아가라 가축시장에 드론 폭탄이 떨어져 6명이 숨지고 20명 넘게 다쳐
HRW가 가장 자세히 다룬 사건은 8월 19일 오전 반디아가라주 킬림포 지역 톰본코레 마을 가축시장 공습이다. HRW는 말리군 소속으로 보이는 드론이 시장에 모인 민간인 위로 폭탄을 떨어뜨려 남성 6명이 숨지고 최소 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이 HRW에 넘긴 사망자 명단에 적힌 6명의 나이는 21세에서 54세였다. 가축과 상점 좌판, 오토바이도 피해를 입었다.
현장에 있던 48세 가축상은 "It [the drone] was gray and slowly flew above us from east to west and back for about 30 minutes before it bombed us(회색 드론이 30분가량 우리 머리 위를 동서로 천천히 오가다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HRW에 말했다. 이 상인은 5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명은 세바레 병원에서 숨졌으며, 오후 3시쯤 마을 묘지에 시신을 묻었다고 말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중상자 14명은 반디아가라와 세바레의 병원으로 옮겨졌고, 일부 경상자는 말리군의 보복을 두려워해 병원에 가지 않고 마을에서 치료를 받았다.
HRW는 공습으로 다친 24세 남성을 세바레 병원에서 오른쪽 다리 절단 수술을 받기 몇 시간 전에 면담했다. 이 남성은 공습 다음 날 발이 코끼리 다리 같았다고 말했다. 29세 정육업자는 공습이 그렇게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뒤에야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세바레 병원에서 다리 골절 치료를 받았다. 목격자 5명은 일대를 JNIM이 장악하고 있지만 공습 당시 시장과 마을에 JNIM 전투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24세 부상자는 JNIM 전투원들이 특히 금요일에 시장에서 연료와 파스타, 향신료, 곡물을 산다고 말했다.
HRW가 인용한 말리군 참모총장의 8월 20일 성명에 따르면 말리군과 협력 세력은 전날 오랜 감시 끝에 킬림포 지역의 "테러리스트 은신처"를 타격해 "테러리스트" 약 20명을 "무력화"하고 군사 장비를 파괴했다. HRW는 사용된 드론과 탄약의 종류를 특정하지 못했다. 다만 목격자들이 묘사한 대형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세력은 말리에서 말리군과 아프리카군단뿐이라고 HRW는 밝혔다.
니오노 논에서는 벼를 베던 10~13세 여자아이 5명이 총에 맞아 숨져
HRW에 따르면 7월 12일 오후 3시쯤 세구주 니오노 시내에서 약 3㎞ 떨어진 논에서 말리군 병사들이 벼를 수확하던 10~13세 여자아이 5명을 쏴 숨지게 했다. 병사들은 시신을 니오노 병원 영안실로 옮긴 뒤 유족에게 사과했다. 병사들은 그날 정오쯤 약 9㎞ 떨어진 곳에서 공격을 받았고, 논에서 머리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공격자로 오인해 사격했다고 설명했다.
세 딸을 잃은 46세 풀라니족 아버지는 HRW에 "That's where I found my three children lying, their bodies riddled with bullets(그곳에서 총알 자국투성이로 누워 있는 세 아이를 찾았다)"라고 말했다. 두 딸을 잃은 59세 도곤족 아버지는 육군 대위가 직접 집까지 찾아와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their intention was never to kill children(그들의 의도는 결코 아이들을 죽이려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HRW는 병사들이 공격 대상이 전투원인지 확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HRW는 9월 중순까지 정부가 이 사건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고 유족에게 배상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키달 보건소는 '샤헤드형' 드론에 일부 무너지고 젠네에서는 풀라니족 3명이 피살돼
7월 29일 새벽 4시쯤 알제리 국경 가까운 키달주 탈라한다크 마을의 보건소가 자폭형 드론으로 보이는 무기에 맞아 일부 무너졌다. 일대는 JNIM과 FLA가 장악한 지역이다. 현지 보건 요원은 HRW에 "Under no circumstances was this facility used by armed groups(이 시설은 어떤 경우에도 무장단체가 쓴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현장 영상에는 남녀 치료실과 검사실, 약국, 진료·초음파실의 피해가 담겼다. HRW는 잔해가 샤헤드형 삼각날개 드론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같은 마을에서는 7월 17일에도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숨진 사실이 앞서 확인됐다고 HRW는 덧붙였다.
중부 몹티주 젠네에서는 민병대 '도조(Dozo)'가 풀라니족 남성 3명을 살해했다고 HRW는 밝혔다. 7월 27일 정오쯤 중앙 모스크 근처에서 50세 남성과 43세 남성이 몇 분 간격으로 총에 맞아 숨졌다. 이튿날 오전 10시쯤에는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든 도조 4명이 산코레 지구 집에서 42세 남성을 끌고 갔고, 그는 약 2㎞ 떨어진 곳에서 머리와 가슴에 총상 3곳을 입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주민들은 현장에 JNIM 전투원이 없었고, 피해자들이 풀라니족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JNIM은 포로 살해를 인정하면서도 명령은 부인해
7월 18일 가오주 타브리샤트 마을 부근에서 JNIM과 FLA 전투원이 아네피스에서 가오로 이동하던 말리군·아프리카군단 호송대를 습격했다. 살아남은 병사는 공격이 오전 7시쯤 시작됐다고 말했다. HRW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JNIM·FLA 전투원으로 지목된 무장 대원들이 붙잡힌 장병들을 구타·학대하고 최소 19명을 처형한 사실을 기록했다. HRW가 검토한 온라인 영상에는 두 손을 들거나 머리 뒤로 깍지를 낀 장병들이 구타당하고 총격을 받는 모습이 담겼고, 최소 두 영상에서는 JNIM 특유의 검은 글씨가 적힌 흰 깃발이 보였다. HRW는 처형을 실행한 쪽이 JNIM인지 FLA인지는 가려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HRW가 면담한 말리군 병사는 "Once [we made it to] Gao, over 50 military personnel were missing. At least 19 were executed – we saw them in the videos(가오에 도착해 보니 50명 넘는 장병이 실종됐다. 최소 19명은 처형됐다. 영상에서 봤다)"라고 말했다. 이 병사는 아프리카군단과 아네피스 부대, 아겔호크에서 온 일부 부대 사이에 협조가 크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아네피스에 배치된 부사관 남편을 알아본 32세 여성은 가오 군 기지를 찾아갔지만 병사가 JNIM과 FLA의 선전 매체가 만든 "가짜 영상"에 신경 쓰지 말고 집에 가서 공식 발표를 기다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7월 23일 성명에서 "Killing, torturing or abusing individuals hors de combat is a war crime(전투력을 잃은 사람을 살해·고문·학대하는 것은 전쟁범죄다)"이라며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HRW는 말리 검찰이 8월 1일 타브리샤트 즉결 처형 수사 착수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9월 중순까지 군이 유족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JNIM 샤리아위원회는 9월 30일 HRW에 보낸 답변에서 "although the killing of captives in Tabrichat … did in fact take place, we did not give the order for it(타브리샤트에서 포로 살해가 실제로 일어났지만 우리가 명령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JNIM은 같은 답변에서 이슬람이 포로에 대해 석방·몸값·노예화·처형의 네 가지 선택지를 무슬림 지도자에게 준다며, 전투원들의 행위가 처벌할 만큼 샤리아를 어긴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FLA 대변인 모하메드 엘마울루드 라마단은 9월 20일 답변에서 교전 사실은 인정했지만 "the FLA categorically rejects any allegation that its forces carried out the execution(FLA는 소속 전투원이 처형을 실행했다는 어떤 주장도 단호히 부인한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