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반공 태스크포스, 공산 반군 소행이라는 민간인 살해·즉결처형 98건에 UN 조사를 요구했다

필리핀
필리핀 정부의 공산 반군 대응 기구인 '지역 공산 무장분쟁 종식 국가태스크포스'(NTF-ELCAC)가 19일(현지시간) FAQCheck 기자회견에서 유엔(UN)과 국제 인권기구에 민간인 살해·즉결처형 98건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NTF-ELCAC는 이 사건들을 필리핀공산당-신인민군-민족민주전선(CPP-NPA-NDF)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98건 가운데 90건은 네그로스섬에서 일어났다고 NTF-ELCAC는 밝혔다. 필리핀 국영 통신 PNA가 이날 오후 6시 39분(필리핀 시각) 회견 내용을 전했다.
NTF-ELCAC는 202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98건을 기록했다고 밝혀
회견에 나선 사람은 NTF-ELCAC 국가사무국 대변인 겸 이해관계자협력국장인 리자 피델리스 카냐다(Liza Fidelis Cañada) 변호사다. 카냐다 대변인은 2021년부터 2026년 10월까지 CPP-NPA-NDF가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살인·즉결처형 사건 98건이 기록됐다고 말했다. 98건은 NTF-ELCAC가 제시한 수치이며, PNA 기사에는 누가 어떤 방법으로 사건을 기록했는지가 나오지 않는다.
연도별로는 2021년 3건, 2022년 3건, 2024년 21건, 2025년 37건이다. 올해는 1월부터 10월까지 34건이 기록됐다. 2023년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2024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기록된 사건이 92건으로, 사건 대부분이 최근 3년에 몰려 있다.
집계는 5월 59건에서 다섯 달 만에 98건으로 늘어
NTF-ELCAC 국가사무국은 5월 26일 에르네스토 C. 토레스 주니어(Ernesto C. Torres Jr.) 당시 사무국장 명의 성명에서 2021년부터 2026년 5월까지 '간첩 낙인'(spy-tagging) 살해와 즉결처형을 최소 59건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1건이 네그로스섬 지역(Negros Island Region)에서 일어났고, 네그로스옥시덴탈주가 41건, 네그로스오리엔탈주가 10건이었다고 했다. 51건 가운데 49건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5월 사이에 일어났다는 것이 당시 성명의 내용이다.
같은 성명에서 NTF-ELCAC는 민간인과 정부군이 관련된 20건 넘는 사건을 추가로 취합·검증하고 있다며, 총계가 네그로스에서 85건가량, 전국에서 90건 가까이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달 19일 공개된 98건과 네그로스 90건은 이 예상치를 넘어선 수치다.
9월 1일에는 NTF-ELCAC 국가사무국장 다닐로 G. 파모낙(Danilo G. Pamonag)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시녜 폴센(Signe Poulsen) 선임 인권보좌관에게 2025년 1월 이후 국가사무국이 기록한 CPP-NPA의 자의적 살해와 인권침해 71건을 설명했다고 NTF-ELCAC는 밝혔다. NTF-ELCAC에 따르면 폴센 보좌관은 자료를 받아 적절한 국제 인권 메커니즘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파모낙 사무국장은 이 자리에서 "인권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There can be no selective application of human rights)고 말했다.
네그로스에서는 70대 노인과 농민, 귀순 반군이 잇따라 숨졌다고 밝혀
NTF-ELCAC는 5월 성명에서 개별 피해자의 이름을 들었다. 2월 3일에는 네그로스옥시덴탈주 카반칼란시 타피 마을의 레오노라 앙깃(Leonora Anguit·74) 할머니가 숨졌으며, NPA의 '아르만도 수마양 주니어 사령부'(ASJC)가 살해를 자인했다고 NTF-ELCAC는 밝혔다. NTF-ELCAC는 "레오노라 할머니는 전투 중에 숨진 것이 아니다. 무장 전투원도 아니었다"(Lola Leonora was not killed in combat. She was not an armed fighter)고 했다.
NTF-ELCAC는 4월 19일 토보소 교전 이후 살해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4월 22일 시팔라이시에서 린디오 알비노(42), 5월 5일 칼라트라바에서 농민 제마르 마후사이(53), 5월 13일 같은 칼라트라바에서 농민 게리 바이탄(53), 5월 19일 비날바간에서 전직 반군 조셉 아구스틴(38)이 숨졌다. 네 곳 모두 네그로스옥시덴탈주다. 성명은 이 밖에 교회 일꾼 레이 노르키아나, 72세 전직 바랑가이(필리핀 최소 행정단위) 관리 로둘포 파하르도를 2026년 피해자로 들었다.
네그로스의 살해는 2024년에도 문제가 됐다. 필리핀 육군 제303보병여단장 오를란도 에드랄린(Orlando Edralin) 준장은 2024년 5월 13일 성명에서 그해 4월 둘째 주부터 5월 첫째 주 사이 네그로스옥시덴탈주 오지 마을 여러 곳에서 민간인이 최소 8명 살해됐다고 밝혔다. PNA 기사에 따르면 NPA는 자체 보도자료에서 피해자들을 "군 요원"(military agents)으로 지목했다. 에드랄린 준장은 이 살해가 "혐오스러울 뿐 아니라 인권과 인도주의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not only abhorrent but also a gross violation of human rights and the principles of humanity)이라고 했다.
카냐다 대변인은 "간첩이라는 고발이 사형 선고가 됐다"며 살인으로 규정해
NTF-ELCAC가 밝힌 피해자는 농민, 노동자, 여성, 노인, 바랑가이 관리, '커뮤니티 피스키퍼'(community peacekeepers), 무장을 내려놓고 사회로 돌아온 전직 반군이다. 카냐다 대변인은 피해자 상당수가 숨지기 전에 정부 정보원이나 "간첩"(spies)으로 낙인찍혔다고 말했다. 적법한 사법 절차는 없었다(without any lawful judicial process)는 것이 NTF-ELCAC의 주장이다.
카냐다 대변인은 "간첩이라는 단순한 고발이 사형 선고가 됐다"(A mere accusation of being a spy has become a death sentence)고 말했다. 카냐다 대변인은 이를 "혁명적 규율로 위장한 살인"(murder masquerading as revolutionary discipline)이라고 부르며 "이것은 혁명 행위가 아니다. 이것은 살인이다"(These are not revolutionary acts. These are murders)라고 했다.
NTF-ELCAC는 모든 표적 살해를 즉각 멈추라고 요구했다. 카냐다 대변인은 이런 폭력이 CPP-NPA-NDF 잔존 세력의 "커지는 절박함"(growing desperation)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PNA 기사는 이들 세력의 영향력 감소가 평화와 공공서비스, 개발 기회의 확대와 맞물렸다고 전했다.
NTF-ELCAC는 UN과 국제기구에 네 가지를 요청했다. 98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증거 보전, 살해를 지시하거나 실행한 사람의 특정, 책임자에 대한 형사 절차다. NTF-ELCAC는 필리핀 국내 인권단체와 각계에도 공정한 조사를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카냐다 대변인은 "98건의 기록된 사건에는 98개의 답이 필요하다"(Ninety-eight documented incidents demand 98 answers)고 말했다. NTF-ELCAC는 5월 성명에서는 필리핀 인권위원회(CHR)를 향해 "신속하게 행동하라"(act with dispatch)고 요구한 바 있다.
공화국법 제9851호는 재판 없는 처형을 전쟁범죄로 정하고 공소시효를 두지 않아
카냐다 대변인은 법적 근거로 제네바협약 공통 제3조를 들었고, 해당하는 경우 제2추가의정서도 적용된다고 했다. OHCHR이 게시한 1949년 제네바 제4협약 원문에 따르면 제3조 제1항 (a)호는 "생명과 신체에 대한 폭력, 특히 모든 종류의 살인"(Violence to life and person, in particular murder of all kinds)을, (d)호는 "정규로 구성된 법원이 앞서 선고한 판결 없이 형을 선고하고 집행하는 것"(without previous judgment pronounced by a regularly constituted court)을 금지한다.
카냐다 대변인이 든 필리핀 공화국법 제9851호는 2009년 12월 11일 승인된 '국제인도법 위반 범죄, 집단살해 및 그 밖의 인도에 반한 죄에 관한 필리핀 법'이다. 필리핀 대법원 전자도서관에 실린 원문 제4조 (b)항은 비국제적 무력충돌에서 "적대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사람"(persons taking no active part in the hostilities)에게 저지른 공통 제3조의 중대한 위반을 전쟁범죄로 정한다. 같은 항 제1호는 "고의적 살해"(willful killings)를 포함한 생명과 신체에 대한 폭력을, 제4호는 "앞선 판결 없이 형을 선고하고 처형을 집행하는 것"(The passing of sentences and the carrying out of executions without previous judgment)을 꼽는다.
같은 법 제3조 (c)항은 무력충돌을 정의하면서 정부 당국과 조직된 무장집단 사이의 "장기간에 걸친 무력 폭력"(protracted armed violence)을 비국제적 무력충돌로 본다. 폭동이나 "고립적이고 산발적인 폭력 행위"(isolated and sporadic acts of violence) 같은 국내 소요는 포함하지 않는다. 카냐다 대변인은 회견에서 전쟁범죄 성립에는 법적 구성요건과 개인의 형사책임이 따져져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제7조는 유죄가 인정되면 중간·최고 단계의 레클루시온 템포랄(reclusion temporal)과 10만~50만 페소의 벌금을 정한다. 범행이 사망이나 중상을 낳는 등 극히 중대한 경우에는 레클루시온 페르페투아(reclusion perpetua)와 50만~100만 페소의 벌금을 매긴다. 제10조는 부하의 범행을 알았거나 알았어야 했는데도 막지 않은 상급자를 "정범으로서"(as a principal) 처벌하고, 제11조는 이 법의 범죄에 공소시효를 두지 않는다. NTF-ELCAC는 이번 회견에서 실행자뿐 아니라 살해를 "지시한"(ordered) 사람까지 가려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