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사우디도 요격미사일 원해"…"호르무즈 원유 대부분의 밤 분쟁 전 70~80%, 이젠 후티가 겨냥한 사우디 송유관도"

인도 뭄바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사우디아라비아와도 통화했다. 그들도 요격미사일을 원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요격미사일이 지금 방산 분야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제품일 것이라며, 미국이 모든 나라의 요청을 채워 줄 수 있는 처지에 있었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가 대부분의 밤에 분쟁 전의 최소 70~80%에 이른다면서도 "이제 호르무즈 해협만이 아니다. 후티가 겨냥해 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이 있다"며 이 송유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이날 회견 녹취록을 공개했다.
루비오는 사우디·이스라엘·미국 모두 요격미사일을 원한다며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이라고 말해
요격미사일 이야기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묻는 질문에서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격미사일을 사려 해 왔다고 말해 온 것을 알고, 이해한다"며 "세계 다른 모든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를 꼽았다. 그는 "I also talked to Saudi Arabia today; they'd like interceptors(오늘 사우디아라비아와도 통화했다. 그들도 요격미사일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과 미국도 같은 처지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요격미사일을 원한다. 우리도 요격미사일을 원한다. 세계 모든 나라가 원하고, 세계 많은 지역이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t's probably the most in-demand product right now in the defense field(아마 지금 방산 분야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제품일 것)"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에서 요격미사일을 받지 못한 나라가 있더라도 미국이 거부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도 우리의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전 세계에 둔 기지에서 지켜야 하는 최소 기준이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유럽 기지를 예로 들고, 전쟁부(Department of War)가 이 시설들을 지키기 위해 요구하는 최소 기준이 있으며 중동도 물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든 다른 어떤 사안이든 빨대로 들여다보듯 한 가지에만 매달려 봐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세계 곳곳에 방공이 필요한 시설을 두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의도적으로 거부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우방에 대한 의무와 미국 시설 자체의 기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루비오는 요격미사일이 비싸고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사우디의 미군 비행장 방어를 들어
한 기자가 사우디가 요격미사일을 요청했다는 발언을 받아 미국이 필요한 모든 나라에 요격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루비오 장관은 "아니다, 우리는 그런 처지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These interceptors are expensive to make(이 요격미사일은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든다)"며 "세계 최고이고 놀라울 만큼 잘 작동하지만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생산 속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좋은 소식"으로 꼽았다. 그는 요격미사일을 포함한 여러 탄약의 비축량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것을 쌓아 올리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고도로 정교한 장비라 성능이 뛰어난 만큼 만들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생산 속도가 얼마나 늘었는지, 비축량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우디에 대해서는 미군의 주둔을 직접 거론했다. 루비오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특히, 우리는 그곳에 비행장 주둔 병력을 두고 있고 그 주둔 병력을 방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을 돕기 위해 다른 일들도 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돕고 있다"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취약 지점으로 지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세계 각국 상대와 나눈 대화가 거의 모두 두 가지 가운데 하나로 모였다며 "첫째는 방공 요격미사일에 대한 요구, 둘째는 무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격미사일은 조금 도울 수 있지만 무역은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럽이 PURL로 산 요격미사일 물량도 "다른 곳에 필요한지" 날마다 따져
요격미사일 배분 문제는 우크라이나 질문으로 다시 이어졌다. 한 기자는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을 통해 사들인 요격미사일 한 묶음이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의 최종 서명을 받지 못해 우크라이나로 가지 않았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말과 일부 보도가 사실이 아니냐고 물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PURL에 대해 "달라진 것은 없다"며, 미국이 유럽에 팔 수 있거나 판 물자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서명 지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그럴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항상 다른 곳에 필요한지, 혹은 유럽에 남아 있어야 하는지를 놓고 검토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이 유럽에 기지를 두고 있다며 최근 영국의 한 비행장을 겨냥한 위협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그 지역에 다른 대규모 공군 주둔지도 두고 있고 NATO 주둔의 일부로서 지켜야 할 최소 요건이 있다며 "이 모든 것은 매일 균형을 맞춘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해치라는 정치적 지시가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13일과 18일 우크라이나에서 탐지되지 않은 공습이 있었던 것을 두고 미국이 정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의 주장에 대해 "수치스러운 일이다. 터무니없다. 그냥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넘겨받은 정보를 처리하는 데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45분간 통화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20일 오전 10시 6분(키이우 시간) 게시한 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에게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러시아 탄도미사일 공격 조기경보, 스타링크·스타실드 문제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조만간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
루비오는 호르무즈 원유가 대부분의 밤에 분쟁 전의 70~80%까지 지나간다고 밝혀
호르무즈 해협 발언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이 미국과의 마찰 원인이냐는 질문에서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공격, 예를 들어 흑해 해운을 겨냥한 공격에 대해 미국이 여러 달 전부터 불만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이 화물이 여러 차례 공격당했다고 연락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그것이 마찰 요인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원인이 한 곳에만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The Straits of Hormuz, there are nights where as much oil gets through there as pre-conflict, and most nights it's at least 70 or 80 percent of it(호르무즈 해협은 분쟁 전만큼 원유가 지나가는 밤도 있고, 대부분의 밤에는 적어도 그 70~80%가 지나간다)"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수치의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곧바로 다른 위험을 짚었다. 그는 "But it's not just the Straits of Hormuz anymore; it's pipelines in Saudi Arabia that have been targeted by the Houthis(하지만 이제 호르무즈 해협만이 아니다. 후티가 겨냥해 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정제 시설 공격이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 가도 디젤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며 경제의 상당 부분을 움직이는 디젤을 적정한 가격에 구하기 어려운 나라가 많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때문에도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력망이 무너지고 있으며, 매달 러시아군 2만~2만5천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진격하다 숨지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양측을 협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자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 상태로는 더 많은 사람이 죽을 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 번질 확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 공격으로 하루 500만 배럴 넘던 우회로가 한때 멈춰
루비오 장관이 말한 사우디 송유관 위험은 미국 정부 통계에도 나온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6일 낸 10월 단기에너지전망(STEO)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에 대한 공격으로 "핵심 우회로"의 흐름이 일시 중단됐다고 밝혔다. EIA는 공격 전 이 송유관이 홍해 쪽 얀부항을 통해 하루 500만 배럴이 넘는 원유를 수출용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송유관은 수리를 거쳐 9월 22일 기준 일부 재가동됐다.
EIA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이 9월에 조금 늘었다고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밝혔다. EIA는 홍해 쪽 수출 감소분 일부가 호르무즈 해협 경유로 다시 옮겨 갔다고 설명했다. EIA 집계로 중동 원유 생산 차질(shut-in)은 5월 정점 때 하루 1,090만 배럴이었고, 8월 580만 배럴, 9월 480만 배럴로 줄었다. EIA는 4분기 평균을 하루 450만 배럴, 2027년 1분기를 270만 배럴로 내다봤다.
가격은 크게 올랐다. EIA에 따르면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9월 평균 배럴당 114달러로 8월보다 23달러 올랐고, 9월 15일에는 131달러까지 뛰었다. EIA는 4분기 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105달러로 한 달 전보다 14달러 올렸다. 2026년 연평균은 96달러, 2027년은 84달러로 봤다. 미국 내 디젤 소매가격은 9월 평균 갤런당 6.29달러였고, EIA는 10월에도 6달러 위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트리스탄 애비 EIA 청장은 "겨울철에 들어서며 천연가스 재고가 비교적 많아 난방 수요에 완충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IA는 난방유로 겨울을 나는 미국 가정이 지난겨울보다 연료비를 약 21% 더 낼 것으로 내다봤다. EIA는 북동부의 온화한 날씨가 30%가 넘는 가격 상승분 일부를 상쇄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