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 법무부·EEOC, '비자 노동자 우대' 인스타카트에 500만달러…미국인 구직자 차별

워싱턴
미국 법무부 민권국과 고용평등위원회(EEOC)가 20일(현지시간) 온라인 배달 서비스 인스타카트를 운영하는 메이플베어(Maplebear Inc.)와 500만달러 규모의 합의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인스타카트가 영주권 노동허가(PERM) 절차에 따른 채용에서 임시 취업비자를 가진 노동자를 우대해 미국 노동자를 시민권 지위와 출신국을 이유로 차별했다고 밝혔다. 합의금은 피해자 보상기금 최대 400만달러와 미국 정부에 내는 민사벌금 100만달러로 나뉜다. 인스타카트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온라인 배달 서비스 업체다.
두 기관은 인스타카트가 PERM 지원서를 우편으로만 받아 미국인 지원자를 제때 검토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법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스타카트는 PERM 채용 과정의 일환으로 광고한 일자리에 한해 지원서를 우편으로 직접 보내도록 요구했다. 인스타카트의 평소 채용은 전자 지원을 받는 방식이었다. 법무부는 이 요구가 회사의 표준 절차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그 결과 "지원한 미국 노동자 다수가 제때 검토되지 않았다(many of the U.S. workers who applied were not timely considered)"고 밝혔다.
두 기관은 인스타카트가 PERM 절차의 하나로 진행한 채용·모집 관행이 임시 취업비자 노동자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미국 노동자를 의도적으로 차별했다(intentionally discriminated against U.S. and American workers by preferring workers with temporary employment visas)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EEOC는 자체 조사에서도 비슷한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인스타카트가 이민국적법(INA)과 1964년 민권법 제7편(Title VII)을 어겼다고 봤다. 시민권 지위에 따른 차별은 이민국적법이, 출신국에 따른 차별은 민권법 제7편이 다룬다.
보도자료는 문제가 된 비자를 H-1B 같은 구체적 종류 없이 '임시 취업비자'로 적었고, 해당 PERM 일자리 수와 인스타카트 쪽 입장은 싣지 않았다.
법무부 민권국의 합의·소송 목록에는 인스타카트 합의가 2026년 10월 19일자로 올라 있다. 발표는 그다음 날 나왔다.
인스타카트는 보상기금 최대 400만달러와 민사벌금 100만달러를 부담해
합의에 따라 인스타카트는 최대 400만달러의 보상기금을 마련한다. 보상 대상은 2023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PERM 일자리에 지원했던 사람과, 회사의 관행 때문에 지원을 단념한 사람이다. 인스타카트는 청구 관리인(claims administrator)을 선임한다. 관리인은 피해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연락하고, 체불임금(back pay)과 보상적 손해배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판단한다.
EEOC는 관리인이 별도 연락용 이메일을 만들기 전까지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EEOC 전용 주소(Instacart@eeoc.gov)로 연락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법무부 이민·고용권리과(IER)는 노동자용 상담전화(1-800-255-7688)를 함께 공개했다.
민사벌금 100만달러는 미국 정부에 낸다. 돈 말고도 지켜야 할 조건이 붙었다. 인스타카트는 앞으로 PERM 일자리를 회사 공개 채용 웹사이트에 올리고 전자 지원을 받아야 한다. 법무부가 공개한 합의 요약에 따르면 회사는 PERM 관련 정책을 고치고, 인사 담당자에게 이민국적법의 시민권 지위·출신국 조항과 민권법 제7편을 해마다 교육해야 한다. 회사는 PERM 프로그램을 감독할 모니터를 두고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합의 요약은 모니터 활동 기간과 기금 지급 시한, 인스타카트의 위법 인정 여부를 적지 않았다.
딜런 차관보와 루커스 위원장은 미국 노동자 차별에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강조해
하밋 K. 딜런(Harmeet K. Dhillon) 법무부 민권 담당 차관보는 이번의 의미 있는 해결이 "내 지휘 아래 민권국이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려고 맺은 15번째 합의(the fifteenth settlement agreement the Civil Rights Division has reached under my leadership to protect U.S. workers)"라고 밝혔다. 딜런 차관보는 "우리의 기록은 법무부가 임시 취업비자 노동자를 선호하는 기업에 책임을 묻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될 때까지 미국 노동자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We will not stop fighting for U.S. workers until there is a fair playing field)"고 했다.
앤드리아 루커스(Andrea Lucas) EEOC 위원장은 "오늘 합의는 고용주가 미국 노동자에게 해를 끼치는 불법 장벽을 세우면 EEOC가 단호하게 행동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Today's settlement makes clear that when employers erect unlawful barriers that harm American workers, the EEOC will act decisively)"고 말했다. 루커스 위원장은 "EEOC는 기업이 일자리에 임시 비자 소지자를 선호해 미국 노동자에게 동등한 일자리 기회를 주지 않으면 책임을 묻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노동자를 차별하는 일은 우리 경제에 설 자리가 없다(Discrimination against workers based on their American national origin has no place in our economy)"고 강조했다.
EEOC는 이번 합의가 2025년 이후 '반(反)미국 출신국 차별'과 관련해 EEOC가 맺은 네 번째 공개 합의라고 밝혔다. EEOC는 이와 별도로 관련 소송 5건이 연방법원에 계류 중이라고 했다. EEOC는 민간 고용주의 연방 고용차별 위반을 조사하고 소송을 제기할 권한을 가진 유일한 연방기관이라고 스스로 설명했다.
PERM 제도는 일할 미국인이 충분하지 않다는 확인을 전제로 해
PERM은 고용주가 임시 비자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영주권자로 후원하는 절차다. 법무부는 고용주가 먼저 미국 노동자를 선의로(good faith) 모집해야 하며, 이 모집 과정에서 시민권 지위나 출신국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연방규정집 제20편 656.1조(a)는 노동부 장관이 외국인의 영주 취업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나는 그 일자리에 "능력과 의사가 있고 자격을 갖춰 일할 수 있는 미국 노동자가 충분하지 않다(There are not sufficient United States workers who are able, willing, qualified and available)"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고용이 미국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조건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집 절차는 656.17조에 있다. 전문직 일자리라면 고용주는 신청 전 30일에서 180일 사이에 주(州) 고용기관에 30일 동안 구인 공고를 내야 한다. 그 직종에 가장 적합한 일반 일간지에 서로 다른 일요일에 두 번 광고해야 한다. 일요판이 없는 농촌 지역은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날짜의 신문으로 대신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열 가지 방법 가운데 세 가지를 골라 추가로 모집해야 하며, 고용주 웹사이트 활용도 그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광고는 고용주 이름을 밝히고, 지원자가 이력서를 고용주에게 보내거나 직접 찾아오도록 안내해야 한다. 미국 노동자가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직무를 설명하고 근무 지역도 적어야 한다. 광고에 적는 임금은 해당 직종의 일반 임금(prevailing wage)보다 낮아서는 안 되고, 외국인에게 제시한 조건보다 불리해서도 안 된다. 고용주는 모집 결과 보고서에 탈락시킨 미국 노동자 수를 "합법적인 직무 관련 사유별로" 나눠 적어야 한다. 같은 조 (g)(2)는 적정 기간의 현장 훈련으로 필요한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미국 노동자는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본다. 그런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시키는 것은 합법적 사유가 아니다.
이민국적법은 시민권자 차별을 금지하고 피해자 1명마다 벌금을 매겨
미국 법전 제8편 1324b조 (a)(1)은 고용주가 채용·모집·해고에서 출신국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 '보호 대상자'에 대해서는 시민권 지위를 이유로 한 차별도 금지한다. (a)(3)은 보호 대상자에 미국 시민권자와 국민, 영주권자, 난민, 망명 인정자를 넣었다. 영주권자 가운데 기한 안에 귀화를 신청하지 않은 일부는 빠진다.
이 조항에는 예외가 있다. 직원이 3명 이하인 고용주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출신국 차별이 민권법 제703조의 적용을 받으면 이민국적법이 아니라 민권법으로 다룬다. 법률이나 정부 계약이 시민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예외다. (a)(4)는 두 지원자의 자격이 같으면 고용주가 미국 시민권자를 외국인보다 우선해 뽑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벌금은 차별받은 사람 1명을 기준으로 매긴다. 법조문은 처음 명령을 받은 고용주에게 250달러 이상 2,000달러 이하를 정하고 있다. 이전에 명령을 한 번 받은 고용주는 2,000달러 이상 5,000달러 이하, 두 번 이상 받은 고용주는 3,000달러 이상 1만달러 이하다.
오픈AI·클라우데라에 이어 대형 기술기업 합의가 잇따라
법무부는 2025년 '미국 노동자 보호 이니셔티브(Protecting U.S. Workers Initiative)'를 다시 가동했다. 법무부는 인스타카트 합의가 재가동 이후 15번째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때 이니셔티브가 처음 시작된 뒤 지금까지 미국 노동자 체불임금 3,400만달러 이상, 민사벌금 1,600만달러 이상을 받아 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