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영), 후티 공격에 RAF 타이푼 사우디 투입…"사우디 도시·기반시설 방공"

런던·리야드
영국 국방부가 20일(현지시간) 지역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이 격화하자 사우디아라비아에 영국 공군(RAF) 타이푼 전투기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타이푼은 사우디 도시와 핵심 국가기반시설을 공중 공격에서 지키는 방어 제공(defensive counter air) 임무를 맡는다. 국방부는 A400M 수송기와 군사 고문단을 추가로 보내고, 이미 배치한 방공 장비와 사우디 공중작전에 대한 공중급유 지원도 이어 간다고 밝혔다. 웨스 스트리팅 국방장관은 후티의 리야드 공항 공격을 콕 집어 규탄하며 "오늘 추가 군사 지원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타이푼 전투기를 사우디 방어 제공 임무에 투입해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 59분(영국 서머타임, 한국시간 오후 7시 59분) 「작전 현황 10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에 대한 영국의 군사 지원」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 첫 문장은 "영국은 지역에서 격화하는 후티 공격을 고려해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에 추가 방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The UK will provide additional defensive military support to the Kingdom of Saudi Arabia, given escalating Houthi attacks in the region)이다.
국방부는 "영국은 RAF 타이푼 전투기를 이용해 사우디 도시와 핵심 국가기반시설을 공중 공격에서 보호하는 일을 지원하는 방어 제공 임무를 비행한다"고 설명했다. 임무 성격에는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이 항공기들은 방어 역할로 운용되며 후티를 상대로 공격 타격은 하지 않는다"(These aircraft will operate in a defensive role and will not conduct offensive strikes against the Houthis)고 밝혔다.
국방부는 투입할 타이푼의 대수와 출격 기지, 배치 기간, 군사 고문단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스트리팅 국방장관은 리야드 공항 공격을 콕 집어 규탄해
스트리팅 장관은 보도자료에 실린 발언에서 "우리 동맹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후티의 계속되는 공격은 너무나 비열하다"(The continuing attacks from the Houthis on our ally Saudi Arabia are absolutely despicable)고 말했다. 그는 "특히 리야드 공항을 겨냥한 것은 후티가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려고 어디까지 가는지 보여 준다"(The targeting of the airport in Riyadh in particular shows the lengths the Houthis are going to escalate the situation in the region)고 했다.
장관은 이어 "그래서 오늘 나는 영국의 추가 군사 지원을 승인했다"(That's why today I have approved further UK military support)고 밝혔다. 그는 "RAF 타이푼이 무인기와 미사일로부터 사우디 영공을 지키는 것을 돕기 위해 방어 비행 임무를 수행한다"며 "이는 후티의 공중 공격을 막기 위해 우리가 이미 그 나라에 두고 있는 영국 장비와 인력 위에 더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자료는 리야드 공항을 민간 목표로 규정했다. 국방부는 "우리는 킹칼리드 국제공항 같은 민간 목표에 대한 후티의 공격을 분명히 규탄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공화국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스트리팅 장관은 7월 20일 국방장관에 취임했다. GOV.UK 인물 정보에 따르면 그는 2024년 7월 5일부터 2026년 5월 14일까지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일포드 노스 지역구 하원의원이다. 같은 날 앤디 버넘 총리가 취임했다.
A400M 수송기와 군사 고문단이 사우디 참모 장교들을 지원해
전투기 외에 수송과 참모 지원도 늘어난다. 국방부는 "영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안에서 국방 물자 이동을 지원할 RAF A400M을 제공하고, 사우디 참모 장교들을 지원할 영국 군사 고문단을 함께 보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지원이 기존 기여 위에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기존 기여에는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막는 방공 장비 배치가 들어 있다.
영국 공중급유는 예멘 내 후티 목표를 치는 사우디 공중작전도 지원해
국방부는 기존 지원에 "사우디와 예멘 국민을 위협하는 예멘 내 후티 군사 목표를 약화시키는 것을 포함한 사우디 방어 공중작전에 대한 공중급유 지원 연장"(an extension of air-to-air refuelling support for Saudi defensive air operations including to degrade Houthi military targets in Yemen that threaten the Saudi and Yemeni people)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타이푼은 후티를 공격하지 않지만, 영국의 공중급유 지원 대상에는 예멘 안의 후티 군사 목표를 약화시키는 사우디 공중작전이 포함된다.
국방부는 한 달 전인 9월 22일(영국 서머타임 오전 9시 56분) 낸 보도자료에서 후티의 공격이 재개됐다며 "사우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영국은 예멘 합법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의 방어 활동을 돕기 위해 RAF 보이저 공중급유기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예멘 내 후티 군사 목표」라는 표현이 없었다. 9월 발표는 장관 발언 없이 국방부 명의로만 나왔고, 이번 발표는 국방장관이 직접 승인 사실을 밝혔다.
9월 보도자료도 기존 기여를 언급했다. 국방부는 당시 "이번 지원은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막는 데 도움을 주는 방공 장비와 영국 인력의 배치를 포함해 사우디 방공에 대한 영국의 기존 군사 기여 위에 더해진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걸프 확전이 생활비와 에너지 공급을 흔든다고 밝혀
국방부는 지원 이유로 영국 국내 경제와 안보를 들었다. 보도자료는 "걸프에서 격화하는 폭력은 영국 국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생활비를 끌어올리고 에너지 공급과 영국 기업의 비용을 교란한다"고 밝혔다. 이어 "후티가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중동의 안보와 안정을 해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 무모한 행동은 이미 참혹한 예멘의 인도적 위기를 깊게 하며, 그들이 성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영국의 국가 경제·안보 이익"이라고 했다. 보도자료는 확전이 "예멘 민간인에게도 참화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9월 발표에도 같은 논리가 들어 있었다. 국방부는 당시 "걸프의 긴장 고조는 영국 국내에 가격 상승, 에너지 공급 차질, 영국 기업의 추가 비용이라는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후티는 중동 지역 안정에 대한 위험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은 영국의 오랜 동반자이며 지역 안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9월 보도자료는 "지역 안정을 지키고 핵심 교역과 에너지 공급을 보호하며 예멘 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촉진하는 것이 영국의 이익"이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9월 22일 같은 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도 성명을 냈다. 영국 외교부가 게재한 성명에서 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영국·미국 외교장관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예멘 안에서,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을 상대로 후티가 벌이는 용납할 수 없는 계속된 공격을,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에 영향을 줘 인도적 고통을 깊게 한 공격을 포함해 가장 강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G7은 "이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47호·2140호·2216호를 위반하며 후티를 무장시키고 지원하는 일을 끝내라"고 요구했다. G7 외교장관들은 예멘 상황이 "지역 안정과 안보, 세계 에너지 안보, 항행의 권리와 자유,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해양안보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후티에는 "모든 군사 행동과 민간 선박에 대한 모든 위협·공격을 즉시 중단하고 선의로 정치 과정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후티의 행동을 "갈등을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위험한 확전 양상"이라고 부르며 국제 교역을 훼손하고 세계 경제 불안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G7은 에너지·비료·식량 공급망이 오래 흔들리면 역내외 경제와 취약 계층에 큰 해가 된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예멘 합법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에 전적인 연대를 표한다"며 예멘의 통일·주권·독립·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혔다. G7은 예멘인이 주도하는 협상 타결을 위한 한스 그룬드베리 유엔 예멘 특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영국의 사우디 방어 지원은 3월 이란 공습 때부터 이어져
영국 총리실 통화 기록에는 3월부터 사우디 방어 지원 언급이 이어진다. 3월 6일 키어 스타머 당시 총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했다. 총리실은 이란 정권의 사우디와 동반국 공습 뒤 이뤄진 통화라고 밝히고 "영국 전투기와 헬기, 구축함이 추가로 지역에 파견되고 있다"(Additional British fighter jets, helicopters and a destroyer were being sent to the region)고 전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스타머 당시 총리는 필요하면 영국이 사우디 방어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방어 작전을 돕고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 협력 강화도 논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세계 원유 공급을 늘리고 시장 안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우디가 취한 조치를 설명했다. 두 정상은 앞으로 몇 주 동안 긴밀히 연락하기로 했다.
3월 24일 저녁 통화에서 스타머 당시 총리는 지역 상황에도 불구하고 왕세자와 사우디 국민에게 이드(Eid) 축하 인사를 전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총리는 핵심 국가기반시설을 포함한 이란의 계속되는 공격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총리는 사우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거듭 밝히고 영국의 추가 방어 군사 장비 배치 상황을 설명했다. 두 정상은 긴장 완화의 필요성을 논의했고,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계획 수립 상황도 전했다. 총리실은 영국이 앞선 주 영국 주도 공동성명에 이어 이 핵심 해상 항로로 물자가 계속 흐르게 할 실행 가능한 계획이 어떤 모습일지 동반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사우디와 주변 지역을 추가 공격에서 지키기 위해 양국 실무진이 계속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버넘 총리는 취임 엿새 뒤인 7월 26일 저녁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했다. 총리실은 다음 날 낸 자료에서 "총리는 최근 이란과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가한 공격을 규탄하며 통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버넘 총리는 국방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최근 하브 스마이스(Harv Smyth) 공군 대장이 영국의 사우디 국방특사로 임명된 일을 언급했다. 버넘 총리는 영국 경제 성장을 위해 양국 교역 기회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두 정상은 가자 문제도 논의하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두 국가 해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내년이 제다 조약 체결 100년이 되는 해라는 점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