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영) 군·NHS, 美(미)·캐나다와 '전쟁 사상자 귀환' 워게임…100명 넘게 참가해 우크라이나 교훈 점검

영국
영국 국방의료사령부(Defence Medical Command)가 지난주 군과 국민보건서비스(NHS), 민간 의료기관, 美(미)·캐나다 군·민간 의료진이 함께한 워게임을 열어 해외 작전에서 다친 장병을 영국 본토 병원이 받아 치료하는 계획을 점검했다. 영국 국방부 산하 사이버·특수작전사령부(CSOC)는 2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100명이 넘는 군 전문가와 임상의, 공무원"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병원 수용력 확대와 대규모 재활, 정신건강 지원 같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의료 교훈을 함께 다뤘다. 국방부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 훈련을 이어 가기로 했다.
국방의료사령부는 해외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장병이 본토 민간 병원으로 오는 경로를 시험해
이번 워게임의 출발점은 해외 전장에서 다친 장병이 영국으로 돌아온 뒤의 치료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방의료사령부가 주관한 이 훈련은 군과 NHS, 의료 제공기관이 "여러 가지 미래 작전 시나리오"에서 귀국하는 군 환자를 어떻게 함께 돌볼지를 살폈다. 참가자들은 장병이 부상 지점에서 해외 응급치료를 받은 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을 놓고, 민간 보건 서비스가 이들을 넘겨받아 치료하는 계획을 평가했다.
영국 정부는 훈련 목적을 "분쟁 중 다친 군 장병을 치료하는 영국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 사진 설명에는 영국 전역과 美(미)국, 캐나다의 군·민간 의료 제공기관이 참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도자료에 붙은 국방부 사진 자료 제목은 「2026.10.15 RAMP Wargame」이다. 국방부는 훈련에서 가정한 사상자 규모와 참가 병원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을 "통상적인 대비태세 계획"(routine preparedness planning)의 하나로 규정했다. 보도자료는 이 훈련이 전략방위검토(SDR)가 강조한 회복력과 준비태세, 국가안보에 대한 "사회 전체의 접근"(whole-of-society approach)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또 "전쟁의 성격 변화에 발맞춰 의료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영국과 국제사회의 지속적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했다. 워게임에서 얻은 교훈은 군과 민간 보건 서비스 전반의 향후 계획에 반영된다.
코커 국무상은 "우리 모두가 함께 일해야 한다"며 군·NHS·동맹의 협력을 강조해
정부 쪽에서는 코커 국방부 국무상(Defence Minister Lord Coaker)이 나섰다. 코커 국무상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한 기관만으로는 안 되고 우리 모두가 함께 일해야 한다"(Keeping people safe takes more than one organisation—it takes all of us working together)고 말했다. 그는 "이번 훈련은 국방부와 NHS, 동맹국을 한 테이블에 모아 그 협력을 실천에 옮겼다"고 했다.
코커 국무상은 "지금 계획을 시험함으로써 우리는 나라를 지키고 복무하는 이들을 돌보는 데 필요한 신뢰 관계와 준비태세를 쌓고 있다"(By testing our plans now, we are building the trusted relationships and readiness needed to protect our country and care for those who serve)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병원 수용력 확대와 대규모 재활 등 우크라이나 전쟁의 의료 교훈을 따져
워게임의 큰 축은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얻은 의료 교훈으로 병원 수용력 확대의 어려움, 민간인의 의료 접근성 유지, 대규모 재활,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상 유형, 정신건강 지원을 다뤘다.
국방의료사령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배우는 내용도 따로 열거했다. 야전병원과 장비, 의료 인력을 공격에서 보호하는 방안, 고급 외상 훈련, 더 튼튼한 공급망, 휴대용 초음파 장비와 무인 후송체계(uncrewed evacuation systems) 같은 신기술 개발이다.
국방의료총괄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필 카터 군의총감(소장)은 "이런 워게임은 작전 환자 치료 경로(Operational Patient Care Pathway)를 계획하는 데 핵심"이라고 말했다. 카터 군의총감은 이 경로가 국방부와 NHS, 보건 서비스, 동맹국이 "민간 환자를 계속 돌보면서도 귀환 사상자를 감당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 배우고 적응하고 혁신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일깨운다"(The war in Ukraine reinforces the need to keep learning, adapting and innovating)며 "정기적으로 함께 훈련하면서 준비태세와 국가 회복력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NHS는 군 환자를 받으면서도 일반 진료를 유지하는 방안을 함께 점검해
민간 쪽 대표로는 마이크 프렌티스 박사(NHS 회복력 국장, National Director for NHS Resilience)가 발언했다. 프렌티스 국장은 "NHS는 미래 분쟁에 대한 영국의 대비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The NHS has a vital role to play in the UK's preparedness for future conflict)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와 긴밀히 협력해 계획을 시험하고, 잠재적 난관을 찾아내며, 위기 때 의지하게 될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프렌티스 국장은 "지금 함께 준비하면 NHS가 귀국하는 군 장병을 돌볼 준비를 갖추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요구를 계속 충족할 수 있다"(Preparing together now means we can ensure the NHS is ready to care for military personnel returning home, while continuing to meet the needs of the public - whatever the circumstances)고 강조했다.
국방의료사령부는 국방투자계획 5,000만파운드로 건조 혈액과 지혈제 자동주사기에 투자해
장비 투자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번 보도자료는 국방의료사령부가 전장에서 혈액 공급을 쉽게 복구하는 건조 혈액 제품, 부상 지점에서 혈액 응고를 일으켜 출혈을 줄이는 트라넥삼산(TXA) 자동주사기, 현대식 야전병원 장비와 사상자 치료 장비 개선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령부의 7월 8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6월 30일 발표한 국방투자계획(DIP)에 따라 앞으로 4년 동안 군 의료 역량에 5,000만파운드를 투입한다. 가장 큰 몫은 전술적 전투사상자 치료(TCCC) 장비에 들어가는 2,000만파운드로, 예방 가능한 사망을 줄이고 부상 지점의 치료를 개선할 전장 의료 키트를 사는 데 쓰인다. 나머지는 건조 혈액 제품 1,000만파운드, TXA 자동주사기 1,000만파운드, 야전병원 장비 1,000만파운드다. TXA 자동주사기는 전장에서 혈액 응고제를 빠르게 투여해 심한 출혈에서의 생존율을 높이는 장비다. 야전병원 장비 예산은 전개 가능한 의료 역량을 대규모로 강화하는 데 쓰인다. 건조 혈액 예산은 구명 수혈을 전장 가까이로 옮기고 냉장 의존도를 낮추는 「블러드 파 포워드(Blood Far Forward)」 사업을 지원한다. 국방투자계획은 2030~2035년 합동지원 역량과 군 의료 역량에 최소 30억파운드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여기에는 전투 의학과 화학·생물학·방사능·핵(CBRN) 위협 방호가 포함된다.
당시 국방의료총괄(Chief of Defence Medical)이던 클레어 월튼 공군 중장은 장병의 건강과 작전 의료가 "군사적 효과와 미래 전투력의 근간"(fundamental to military effectiveness and future fighting power)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의료작전·역량 책임자(준장)는 이번 투자로 「전쟁으로의 전환(Transition to War)」에 필요한 현대화 사업을 확보해 전개 의료 역량을 최적화·현대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방의료 지휘부도 바뀌어 스코틀랜드 보건 수장 출신 리치가 다음 달 취임해
군 의료 지휘부도 교체 국면에 있다. 월튼 공군 중장이 지난 7월 전역한 뒤 카터 군의총감이 국방의료총괄 직무대행을 맡아 왔다. 사이버·특수작전사령부는 7월 16일 카터 소장의 직무대행 임명을 발표했다.
사령부는 워게임 발표 엿새 전인 14일 제이슨 리치 교수를 새 국방의료총괄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리치 교수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스코틀랜드 국가임상국장(National Clinical Director)을 지내며 보건 정책과 환자 안전 분야에서 각료들에게 조언했고,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대중이 신뢰하는 목소리 역할을 했다. 리치 교수는 11월 2일 공식 취임해 국방의료사령부를 이끌며 전략방위검토 이행을 맡는다. 리치 교수는 "국방의료사령부에 합류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첫 번째 우선과제는 경청하고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치 교수는 영국 안팎에서 독립 보건 자문가이자 리더십 컨설턴트로도 일했다. 롭 매고원 사이버·특수작전사령관(대장)은 "제이슨의 임명은 군 의료의 흥미로운 새 장"이라며 국방의료가 군의 준비태세를 갖추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군의총감은 리치 교수가 보건과 의료 관리에 폭넓은 경험을 갖췄다며 군 의료체계에 중요한 시점에 새로운 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사령부는 리치 교수 임명 발표에서 전략방위검토와 국방투자계획이 영국 전역 보건 서비스와 더 긴밀한 협력을 새로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발표문 요약에는 NHS·동맹국과의 협력이 깊어지면 미래 작전에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사령부는 이 과정에서 전장 외상 훈련 강화, 의료 공급망, 야전병원 방호 같은 우크라이나의 교훈을 활용한다고 했다. 리치 교수는 취임 뒤 국방의료 각 부대를 찾아 장병을 만나고 업무를 직접 살필 예정이다. 사이버·특수작전사령부는 2025년 9월 1일 공식 출범한 국방부 산하 사령부로, 출범 100일 공식 블로그 글에서 국방의료서비스가 원격진료 체계(Deployed Telemedicine System)를 도입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