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이란 핵무기 길 여는 합의 지지 안 해"…카타르·파키스탄 새 중재안엔 "대통령이 결정"

인도 뭄바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이란에 새 협상안을 냈다는 보도를 두고 "우리는 중재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러나 "무엇이 받아들일 만한지에 대한 결정은 결국 미국 대통령의 손에 있다"며 "미국은 이란이 언제든 핵무기를 갖게 되는 길을 여는 어떤 합의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회견 녹취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루비오는 카타르·파키스탄 새 제안 보도에 "중재 노력을 환영한다"고 답해
질문은 카타르 언론 보도에서 나왔다. 한 기자는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이란에 새 제안을 내놓았다는 카타르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보도가 맞는지 물었다. 루비오 장관은 보도 내용을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그는 "여러 나라가 꽤 오랜 기간 이란과 접촉하며 제안을 띄워 왔다고 생각한다(I think there's a number of countries that have been engaging over a period of time with Iran, floating proposals)"고 답했다.
루비오 장관은 중재에 나선 나라들을 미국의 동반자로 거론했다. 카타르를 두고는 "이 문제에 아주 오랫동안 관여해 왔다(involved on this topic for a very long time)"고 했다.
파키스탄 쪽 움직임도 직접 언급했다. 루비오 장관은 "무니르 원수가 어제 테헤란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I understand that Field Marshal Munir was actually in Tehran yesterday)"고 말했다. 아심 무니르 원수는 파키스탄 국방군 총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이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대로라면 무니르 원수는 회견 전날인 20일 테헤란에 머물렀다. 그가 테헤란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안을 전했는지는 이날 회견에서 나오지 않았다. 녹취록에서 이란을 다룬 문답은 이 질문 하나였다.
루비오는 무엇을 받아들일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다며 핵무기 경로를 선으로 그어
루비오 장관은 중재를 환영한다는 말과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나눠 말했다. 그는 "결국 무엇이 받아들일 만한지에 대한 어떤 결정도 미국 대통령의 손에 있다(in the end, any decision on what would be acceptable is ... in the hands of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고 했다.
판단의 기준도 한 가지로 좁혔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이란이 언제든 핵무기를 갖게 되는 길을 여는 어떤 합의도 지지하지 않을 것(the United States will not support any deal that creates a pathway for Iran to ever have a nuclear weapon)"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기준으로 든 말은 핵무기 보유가 아니라 핵무기로 가는 '경로(pathway)'였다. 카타르·파키스탄 안이 우라늄 농축이나 핵시설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이날 회견에서 나오지 않았다.
루비오는 2주 전 아테네에서도 농축 질문에 "이야기 끝"이라고 답해
농축 문제는 이달 초 아테네 회견에서도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7일 그리스 아테네 외무부에서 기오르고스 게라페트리티스 그리스 외무장관과 공동 회견을 했다. 한 기자는 "어제 부통령이 이란이 핵 농축 능력에 대해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미국이 이제 이란의 농축 능력이 0보다 큰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루비오 장관은 부통령의 발언이 그런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간단하다. 이상이다. 이야기 끝(Iran cannot have a nuclear weapon, simple, period, and end of story)"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어떤 조건이면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다. 이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는 한(They will never have a nuclear weapon, period, not as long as President Trump is in office)"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핵무기 말고도 이란의 재래식 군사력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란이 아무도 공격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재래식 전력을 쌓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해군, 공군 전력이 약해졌다고 했다. 협상 이력도 꺼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과거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3월 '에픽 퓨리' 작전 첫날부터 핵무기 저지를 목표로 내걸어
미국은 올해 3월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하며 핵 위협 제거를 목표로 내걸었다. 백악관은 3월 1일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를 알리며 작전 목적을 "이란 정권이 제기하는 임박한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to eliminate the imminent nuclear threat posed by the Iranian regime)"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작전이 "역내 동맹들과 협력해(in partnership with regional allies)" 수행됐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4월 1일 작전 목표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과 생산 능력을 없애고, 해군을 궤멸시키고, 테러 대리세력 지원을 끊고,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이 핵무기를 결코 손에 넣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세계 1위 테러 지원국이 결코 핵무기를 얻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3월 3일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Iran can never have a nuclear weapon)"고 했다. 백악관은 같은 문서에 3월 2일부터 3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부통령, 국무장관, 전쟁부 장관, 대변인 등 9명이 작전 목표를 두고 한 발언을 날짜별로 모았다.
파키스탄은 4월 휴전부터 미·이란 중재를 이끌어
전투를 멈춘 것은 4월 휴전이었다. 카타르 외무부는 4월 8일 성명에서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발표를 환영하며 이를 "긴장 완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불렀다. 성명은 휴전을 토대로 서둘러 다음 단계를 쌓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파키스탄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성명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의 이름을 직접 적었다.
같은 성명은 이란에 책임을 물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란이 "역내 안정을 해치는 모든 적대 행위와 관행을 즉시 멈추고 각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위반이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카타르는 같은 성명에서 해상 교통로 안전과 항행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이며 이를 국제법과 역내 안정, 세계 공급망과 연결했다.
중재 구도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마제드 알안사리 카타르 총리 보좌관 겸 외무부 대변인은 6월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카타르가 "파키스탄이 이끄는 중재 트랙을 지원하는 데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안에 별도의 카타르 중재는 없다(there is no separate Qatari mediation in this file)"며 카타르의 역할은 주로 파키스탄의 노력을 지원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알안사리 대변인은 이슬라마바드 회담 뒤 카타르를 포함한 역내 국가들과 접촉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6월 양해각서는 군사작전 중단과 호르무즈 항행을 담아
미국과 이란은 6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카타르 외무부는 6월 18일 성명에서 미국과 이란이 양국 간 현안을 다루는 양해각서에 "전자 서명"한 것을 환영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양해각서가 군사작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보장을 담았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양해각서를 미·이란 "다음 단계 협상"을 위한 토대라고 불렀다. 카타르는 긴장을 낮추고 입장 차를 좁히는 데 힘쓴 파키스탄과 다른 당사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Statement | Qatar Welcomes Signing by US and Iran of MoU on Addressing Outstanding Issues
— Ministry of Foreign Affairs - Qatar (@MofaQatar_EN) June 18, 2026
Doha | June 18, 2026
The State of Qatar welcomes the electronic signing by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Islamic Republic of Iran of the 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 on… pic.twitter.com/XmzK65vgr1
알안사리 대변인은 6월 16일 브리핑에서 "핵 문제와 역내 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춘 협상"이 지역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양해각서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세부 내용은 서명 뒤에 분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X에 "양해각서는 양국 대통령이 서명했고 중재자인 나도 승인했다(The Memorandum has been signed by honourable Presidents of both the countries and also endorsed by me as the mediator)"고 썼다.
I am honoured to announce that the historic ‘Islamabad Memorandum of Understanding’ has been electronically signed today betwee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Islamic Republic of Iran. The Memorandum has been signed by honourable Presidents of both the countries and also…
— Shehbaz Sharif (@CMShehbaz) June 18, 2026
백악관은 6월 19일 이 합의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얻지 못하도록 보장한다(this agreement ensures Iran will never obtain a nuclear weapon)"고 밝혔다. 백악관은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 항행에 다시 연다고 했다. 백악관이 같은 날 모은 공화당 의원들의 반응 가운데 존 버라소 상원의원은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평화에 기회를 주도록 60일을 달라(Let's give us 60 days to give peace a chance)"고 말했다. 백악관과 카타르 외무부 발표에는 양해각서 원문이나 농축 관련 조항이 실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인터뷰에서 "그들이 합의를 깼다"며 봉쇄를 다시 걸었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8일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에서 "합의라는 틀이 있었기 때문에 봉쇄를 열었다(we opened the blockade because we had the confines of a deal)"며 "그러고 나서 그들이 합의를 깼기 때문에 다시 걸었다(then we put it back because they broke the deal)"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더는 합의를 깨게 둘 수 없다"고 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인터뷰 발언에는 깨졌다는 합의가 어떤 합의인지, 봉쇄를 언제 다시 걸었는지가 나오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핵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그게 우리가 논의한 전부다.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기 때문(that's all we discussed because they'll never have a nuclear weapon)"이라고 말했다. '곡괭이(Pickaxe)'로 불리는 시설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의 핵시설을 없앴고, 합의를 못 하면 곡괭이도 없애야 할 것(We took out their nuclear sites and we'll have to take out Pickaxe if we don't make a deal)"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하지 않으면 나는 돌아가 일을 끝낸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재건하는 데만 이미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봉쇄의 효과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가 걸려 있던 동안 이란에 닿은 배는 한 척도 없다(not one ship has gotten to Iran during any time where we had the blockade)"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기뢰 몇 개를 떨어뜨려 일을 망칠 수는 있지만 해협은 우리가 통제한다(they can drop a couple of mines in there and screw things up, but we control the Strait)"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그들에게는 실제로 합의하기 좋은 때"라고 말하는 쪽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