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영) 전투기, 佛(불) 핵타격 훈련에 첫 투입…타이푼이 라팔 모의 핵공격 호위

런던·파리
영국 공군(RAF) 타이푼 전투기가 프랑스의 핵 공중훈련에 처음 참가해 프랑스 라팔 전투기의 모의 핵타격 임무를 호위했다. 영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두 나라 군이 10월 20~21일 지중해 상공에서 훈련 '러미(Rummy)'를 함께 치렀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 훈련을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적인 첫 합동 공중훈련'으로 규정했다. 프랑스 라팔은 프랑스 생디지에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모의 핵타격 임무를 수행했고, 영국 타이푼이 이를 호위했다. 훈련에 핵무기는 쓰이지 않았다.
英(영) 타이푼이 지중해 상공에서 라팔의 모의 핵타격을 호위해
영국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러미 훈련에서 영국군과 프랑스군은 지중해 상공에서 나란히 작전했다. 생디지에 기지에서 뜬 라팔이 모의 핵타격 임무를 맡았고, 영국 타이푼이 호위 전력으로 붙었다. 국방부는 훈련이 "강력한 안전·보안 조치 아래 진행됐으며 핵무기는 동원되지 않았다(Conducted under robust safety and security arrangements, the exercise did not involve nuclear weapons)"고 밝혔다.
국방부는 훈련이 두 나라 군이 함께 작전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위협이 생기면 영국군이 유럽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과 함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두 나라 군의 준비 태세와 능력이 위협을 억지하고 영국을 안전하게 지킨다고 했다.
국방부는 영국과 프랑스를 가까운 NATO 동맹이자 유럽의 핵보유국으로 소개하고, 두 나라가 유럽·대서양 지역 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세계 불안정이 커지고 안보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어떤 위협에도 함께 맞서겠다는 영국의 의지를 드러내고,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억지력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편집자 주는 이 훈련을 '러미 작전(Operation Rummy)'으로 부르며 기간을 2026년 10월 20~21일로 밝혔다. 참가한 기체 수와 비행 경로, 호위 편대의 구성은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는 두 나라가 각자 주권을 가진 독립 핵전력과 국가 차원의 결정권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리팅 장관은 "영불 핵 관계의 새 장"이라고 말해
웨스 스트리팅 영국 국방장관은 "이번 훈련은 영국과 프랑스의 국방 핵 관계에서 새로운 장을 연다(This exercise marks a new chapter in the defence nuclear relationship between the United Kingdom and France)"고 말했다.
스트리팅 장관은 "유럽의 핵보유국으로서 우리는 유럽·대서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기여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As Europe's nuclear powers, we have a shared responsibility to contribute to the security and stability of the Euro-Atlantic region)"고 했다. 이어 "이번 훈련은 우리 동반자 관계의 깊이와 억지력의 신뢰성, 새로 떠오르는 위협 앞에서 함께 맞서겠다는 결의를 보여 준다(This exercise demonstrates the depth of our partnership, the credibility of our deterrents and our determination to stand together in the face of emerging threats)"고 말했다.
스트리팅 장관은 경고도 내놨다. 스트리팅 장관은 "갈수록 위험해지는 세계에서 우리의 적들은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 안보, 그리고 여러 세대에 걸쳐 평화를 지켜 온 억지력을 유지하는 데 하나로 뭉쳐 있다(In an increasingly dangerous world, our adversaries should be in no doubt: the UK and France remain united in our commitment to European security and to maintaining the deterrence that has helped preserve peace for generations)"고 말했다.
보트랭 장관은 독자 핵전력이 공조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카트린 보트랭 프랑스 군·보훈부 장관은 "독립된 핵전력을 갖는다고 해서 공조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Having independent nuclear forces does not exclude coordination)"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 발표문에 실린 영어 발언이다.
보트랭 장관은 "영국과의 핵 협력은 계속 깊어지고 있다. 화요일 밤 영국 타이푼이 라팔과 함께 프랑스 핵 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했다(Our nuclear cooperation with the United Kingdom keeps deepening: on Tuesday night, UK Typhoons participated for the very first time to a French nuclear exercise alongside Rafales)"고 밝혔다. 발언 속 화요일은 훈련 첫날인 10월 20일이다.
보트랭 장관은 "공조를 통해 우리 핵전력은 동맹 전체의 안보와 유럽·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훨씬 더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Through coordination, our nuclear forces demonstrate that they can contribute even more significantly to the overall security of the Alliance and to the peace and stability of the Euro Atlantic area)"고 말했다.
영국은 4년간 630억파운드를 핵억지력에 투입해
영국 국방부는 같은 발표에서 앞으로 4년 동안 630억파운드를 핵억지력 강화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으로는 드레드노트(Dreadnought) 잠수함과 SSN-AUKUS 잠수함, 새 핵탄두와 그 밖의 핵 관련 사업을 꼽았다. 국방부는 러미 훈련이 이 투자를 보완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F-35A 전투기 12대도 사들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임무에 참여한다. 국방부는 F-35A 도입과 NATO 핵 임무 참여가 더 유럽적인 NATO를 만들고 집단방위에 대한 영국의 기여를 넓힌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노스우드 선언에 따른 영불 국방 협력의 큰 진전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러미 훈련을 영불 핵 동반자 관계의 핵심 이정표로 부르며, 노스우드 선언으로 합의한 협력 계획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두 나라의 국방 협력이 갱신된 랭커스터하우스 협정으로 뒷받침되며, 이 협정이 합동 배치 전력 확대와 핵 협력 강화, 차세대 첨단 무기 개발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영불 정상의 핵 선언은 유럽에 대한 극단적 위협에 두 나라가 함께 대응한다고 규정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당시 영국 총리는 2025년 7월 10일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제37차 영불 정상회의를 열었다. 7월 8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마크롱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이었다. 두 정상은 같은 날 노스우드 기지의 NATO 해양사령부 작전실을 찾았다. 엘리제궁은 이 정상회의에서 서명된 노스우드 선언이 영불 핵 운영그룹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엘리제궁이 공개한 두 나라의 핵 정책·협력 선언문은 2010년 이후 핵 협력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선언문은 두 나라 핵전력에 대해 "독립적이지만 조율될 수 있다(indépendantes mais peuvent être coordonnées)"고 규정했다. 선언문은 두 나라 핵무기가 사활적 이익에 대한 극단적 위협을 억지하기 위한 것이며, 두 핵전력이 동맹 전체의 안보와 유럽·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두 나라가 1995년부터 한쪽의 사활적 이익이 위협받으면 다른 쪽도 위협받지 않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혀 왔다고 적시했다. 그 위에서 "유럽에 대한 극단적 위협 가운데 우리 두 나라의 대응을 부르지 않을 위협은 없다(il n'existe pas de menace extrême contre l'Europe qui ne susciterait pas de réponse de nos deux nations)"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