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 법무부, LA 의료사기 15명 기소…'노숙인 동원 가짜 중독치료' 16억달러 청구 혐의

로스앤젤레스
미국 법무부가 2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벌인 의료사기 일제단속으로 의사 등 의료인 6명을 포함한 15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8명은 이날 체포됐다. 노숙인과 빈곤층을 전국에서 끌어모아 가짜 약물중독 치료를 받게 하고 민간보험에 16억달러 넘게 청구한 사건이 핵심이다. 법무부는 이 사건이 "법무부가 기소한 같은 유형 사건 가운데 가장 큰 사건(the largest case of its type ever prosecuted by the Department)"이라고 밝혔다. 단속에는 메디케어 호스피스 사기 3건, 불필요한 동맥 시술, 메디칼(캘리포니아주 저소득층 의료보장) 약국 사기, 비만·당뇨 치료제 샘플 불법 판매도 포함됐다.
법무부와 지검은 피해 규모를 18억달러와 20억달러로 각각 제시해
전체 허위청구 규모는 발표 주체마다 다르다. 법무부 본부(OPA) 보도자료는 15명의 범행 혐의가 정부와 민간 의료보험에 "18억달러가 넘는(over $1.8 billion)" 허위청구를 낳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캘리포니아 중부지검(CDCA)이 낸 보도자료는 "20억달러($2 billion)"로 집계했다. 중부지검 자료 안에서도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발언에는 "18억달러 손실"이 나온다.
체포된 8명의 첫 법정 출석지도 두 자료가 서로 다르다. 법무부 본부 자료는 6명이 LA 도심 연방지방법원에, 2명이 텍사스의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부지검 자료는 LA 5명, 텍사스 북부지방법원 2명, 일리노이 북부지방법원 1명으로 나눴다. 두 자료 모두 체포된 8명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기소된 15명은 의사와 카이로프랙터, 호스피스 운영자, 약국 관계자, 환자 모집책 등이다. 기소 방식은 대배심 기소(indictment), 검사 기소(information), 형사고소장(complaint)으로 나뉜다. 법무부는 기소와 고소장은 혐의일 뿐이며 피고인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영씨 등 4명은 노숙인에게 항공권과 마약을 주고 데려와 16억달러를 청구한 혐의를 받아
가장 큰 사건은 'United States v. Young 외' 사건이다. LA에 사는 네이선 영(39, 별칭 '파블로')과 데이비드 영(71, 별칭 '산초 로페스'), 텍사스주 그린빌에 사는 허니 핍스(42)와 코디 핍스(36)가 기소됐다. 중부지검에 따르면 영씨 두 사람은 LA 일대와 전국 각지에서 "수십 개의 명목상 약물중독 치료업체"를 운영하며 여러 해에 걸쳐 민간보험에 16억달러 넘게 청구했다.
환자 모집은 '보디 브로커(body broker)'가 맡았다. 핍스씨 두 사람이 영씨 지시를 받아 노숙인과 빈곤층, 중독 자조 모임 참석자를 노린 모집책으로 지목됐다. 검찰은 이들이 보장 범위가 가장 넓은 보험을 가진 사람을 골랐고, 자격이 없는 사람을 보험에 가입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환자를 끌어들이는 대가로는 무료 항공권, 현금, 아파트와 호텔 숙박, 자동차, 상품권, 대마초, 담배, 불법 약물을 포함한 규제약물, 처방약이 제공됐다.
검찰은 환자를 붙잡아 두는 수법도 공소 사실에 담았다. 영씨 두 사람은 보험 청구를 이어 가려고 환자를 여러 시설로 돌렸고, 환자가 떠나려 하면 "환자를 뻗게 하라(to knock the client out)"며 약을 먹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가족 연락을 끊고 소지품을 돌려주지 않았으며 시설을 나가려는 환자를 몸으로 막았다는 혐의도 있다. 네이선 영은 해독시설을 나가 대마초를 피우고 싶어 한다는 환자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붙잡아 두려면 시설 밖에서 원하는 것을 주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적용 혐의는 의료사기·전신사기 공모, 회복과정리베이트근절법(EKRA) 위반 공모, 의료사기, EKRA 위반이다. 영씨 두 사람에게는 의료사기와 EKRA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같은 조직에서 여러 해독(detox) 시설의 '지역 관리자'와 명목상 소유주·이사를 맡은 니컬러스 무어(33,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머틀비치)는 의료사기·전신사기 공모 혐의를 담은 대체 검사 기소장(superseding information)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무어는 1억9,900만달러 규모 허위청구를 도왔다고 시인했다.
비교 기준은 법무부의 이전 발표에 있다. 법무부는 2023년 1월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50곳 넘는 '소버 홈(sober home)'과 중독치료 시설, 검사실의 의료책임자를 맡았던 의사 마이클 리고티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고 발표했다. 리고티는 2011~2020년 7억4,600만달러 넘게 청구해 약 1억2,700만달러를 받아 냈다. 당시 케네스 폴라이트 법무부 차관보는 이 사건을 "법무부가 기소한 사상 최대 중독치료 사기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씨 사건의 청구액은 그 두 배를 넘는다.
데이터 분석이 흉부외과의의 동맥 시술 청구를 '극단적 이상치'로 잡아내
두 번째 축은 메디케어(65세 이상 공공의료보험)에 청구된 불필요한 죽상절제술(atherectomy)이다. 애너하임의 흉부외과 의사 해럴드 타바이(78)와 타자나의 카이로프랙터 하니 말렉(61)이 의료사기 4건 혐의로 대배심 기소됐다. 중부지검 사건 설명은 1억3,500만달러 규모 사기라고 적었고, 보도자료 첫머리 요약은 1억3,400만달러를 메디케어에 허위청구했다고 표기했다.
검찰은 이 사건이 "데이터 분석으로 타바이가 극단적 이상치(extreme outlier)로 드러나면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타바이는 미국 전체 죽상절제술 청구에서 다른 의사와 동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검찰은 타바이가 앞선 시술이 실패한 환자에게 시술을 되풀이했고, 동맥 질환이 없는 환자에게도 시술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술은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과 불편을 줬다. 보도자료 요약에는 시술이 "환자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표현도 들어 있다. 말렉은 2021년 자신이 소유한 회사 명의로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을 신청하면서 2019~2020년 총수입이 25% 넘게 줄었다고 허위 기재한 은행사기 2건 혐의도 받는다.
콜린 맥도널드 법무부 국가사기단속국 차관보는 이번 기소에 "법무부가 기소한 사상 최대 소버 홈 사기"와 "데이터 분석으로 적발한 불필요한 침습 시술 사기"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차관보는 "납세자의 의료비를 훔치거나 지위를 악용해 환자를 해치면 우리가 찾아간다. 데이터가 당신이 어디에 있든 우리를 그곳으로 이끌 것(the data will lead us to wherever you are)"이라고 경고했다.
호스피스 사기 3건은 말기 판정을 남발해 1억3,800만달러 넘게 청구한 것으로 파악돼
호스피스 사기 세 건의 청구액은 합쳐서 1억3,800만달러를 넘는다. LA의 제프리 히메네스(60)는 의료사기 혐의로 형사고소장이 접수됐다. 검찰에 따르면 히메네스가 운영한 트랜지션스 호스피스는 메디케어에 약 980만달러를 청구해 830만달러 넘게 받았다. 히메네스가 지배한 10여 곳의 다른 호스피스 법인도 비슷한 청구로 1억700만달러 넘게 청구했다. 트랜지션스의 비사망 퇴원율은 약 85%로 전국 평균의 4배를 넘었고, 다른 법인들도 75%를 넘었으며 일부는 90%를 웃돌았다. 은행 기록상 히메네스 개인에게 직접 송금된 돈은 44만4천달러가 넘는다.
토런스의 의사 리처드 키치(83)는 블루크로스 호스피스와 애틀랜티카 매니지먼트의 의료책임자로 일하며 환자를 말기 환자로 허위 인증해 1천만달러 넘는 허위청구를 일으킨 혐의로 검사 기소됐다. 밴나이스의 아르마니 라피(59)는 셔먼오크스에 있는 골든에이지, 세인트메리스, CA 호스피스 케어, 미라클 등 호스피스 4곳을 통해 메디케어에 약 2,100만달러를 허위청구하고 1,750만달러 넘게 받은 혐의로 검사 기소됐다. 이 4곳의 비사망 퇴원율은 전국 평균의 3~5배였고, 환자를 소개한 마케터에게는 1명당 1,500~1,800달러가 지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