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 태평양 도서국 치안에 4,400만달러…첫 경찰장관회의서 마약·자금세탁 차단망 띄워

워싱턴
미국 국무부가 10월 21~2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제1회 미-태평양도서국 경찰장관회의(COPMIN)를 열고, 태평양에서 활동하는 초국가 범죄조직에 맞서는 4,400만달러 넘는 새 사업을 발표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22일 낸 팩트시트에서 팔라우 지역 해양 법집행 훈련센터 건설, 인터폴(INTERPOL)·세계관세기구(WCO)와 함께하는 범죄정보 공유 사업, 연방수사국(FBI)의 태평양 경찰 수사 역량 지원, 해안경비대의 '십라이더(Shiprider)' 공동 단속 확대를 내놨다. 회의는 케빈 런데이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과 제니퍼 올레게릴 팔라우 법무장관이 공동 의장을 맡았다.
국무부는 태평양 안보가 美(미) 본토 안전과 이어진다며 첫 경찰장관회의를 열어
국무부는 팩트시트 첫머리에 "미국은 태평양 국가(The United States is a Pacific nation)"라는 문장을 올렸다. 하와이·괌·아메리칸사모아·북마리아나제도에 미국 시민과 국민 190만명 이상이 살고, 캘리포니아에서 알래스카까지 서부 해안을 따라 약 5,300만명이 산다는 수치를 근거로 들었다. 국무부는 태평양 도서국 안보에 대한 약속을 "미국 우선 외교정책(America First Foreign Policy)"의 주요 기둥(key pillar)으로 규정하고 "태평양 도서국이 안전하면 미국 본토가 더 안전해진다(When the Pacific Islands are secure, the American homeland is safer)"고 밝혔다.
회의 개최는 9월 1일 팔라우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서 국무부가 약속한 사안이다. 국무부는 당시 태평양 경찰 장관들을 한자리에 모아 공동 과제를 다루겠다고 했다. 국무부 대표단은 F. 카트라이트 와일랜드 국무부 국제마약·법집행(INL) 담당 차관보가 이끌었다. 태평양 도서국과 호주·뉴질랜드·프랑스에서 경찰 업무를 맡은 장관과 고위 관리가 참석했고, 지역 기구와 미국 고위 관리, 서반구·동남아시아 법집행기관 지도자, 미국 업계 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국무부는 마약 조직이 '하나의 범죄 기업'처럼 태평양을 가로지른다고 봐
국무부는 태평양 공동체를 위협하는 조직망이 "하나의 범죄 기업(a single criminal enterprise)"으로 움직인다고 진단했다. 전구체(前驅體) 화학물질이 멕시코·콜롬비아·에콰도르·동남아시아의 비밀 제조시설로 들어가고, 여기서 만든 완제품을 카르텔이 운반책과 국제우편, 민간 항공기, 반잠수정으로 태평양 너머로 옮긴다는 설명이다. 국무부는 이 모든 과정을 대규모 자금세탁이 뒷받침한다고 했다. 2024년 이후로는 서반구 카르텔이 태평양을 거쳐 밀매하는 마약이 아시아발 물량을 넘어섰다고도 밝혔다.
국무부는 사슬의 고리마다 서로 기대고 있어 마약과 전구체가 합법 교역에 처음 섞여 드는 지점부터 모든 고리에서 손을 써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의 지휘 아래 미국이 마약을 해안에 닿기 전에 막고, 미국 시민을 속이는 범죄 조직을 해체하고, 태평양 지역 기구를 지원해 태평양에 들인 투자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 국무부 설명이다.
인터폴·세계관세기구와 함께하는 RIPTIDE가 태평양과 서반구를 처음 이어
가장 앞에 소개된 사업은 400만달러 규모의 RIPTIDE(Regional Interdiction Partnership for Trafficking Intelligence, Disruption, and Enforcement)다. 국무부는 이를 태평양과 서반구에 걸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첫 조율된 노력"이라고 했다. 인터폴은 196개 회원국 경찰망을 연결해 압수 사건을 수사와 그 배후 자금으로 이어 준다. 세계관세기구는 187개 회원 세관 당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밀매범이 가장 많이 노리는 일반 항공, 국제우편, 탐지견 운용 분야에서 태평양 단속관을 훈련하고, 국경 통제에서 나온 정보를 수사관에게 넘긴다. 두 기구는 참가국 모두가 쓸 수 있는 정보 공유 체계를 함께 만들되, 태평양 국가들이 주도하는 기존 정보 공유 노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국무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바다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처음으로 공동의 범죄 적에 맞설 공동 체계를 만든다"고 밝혔다.
팔라우에 해양 단속 거점이 들어서고 해경 경비함에 태평양 단속관이 올라타
팔라우에는 700만달러를 들여 지역 해양 법집행 훈련·조정센터를 짓는다. 이 센터는 '아우모아나 지역 법집행 이니셔티브(Aumoana Regional Law Enforcement Initiative)'의 본부가 된다. 태평양 인력에게 선박 검문·검색, 증거 처리, 해양영역인식(MDA)을 가르치고, 태평양 도서국과 미국령 전역에 정보를 지원하는 미국·역내 연락관도 상주한다. 국무부는 팔라우를 지역 해양 단속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미국과 팔라우는 회의 기간 법집행 훈련과 역량 강화를 위한 협약서(Letter of Agreement)에 서명했다. 협약에는 마셜제도와 미크로네시아연방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지역 사업이 들어 있다.
해양 감시망에는 약 550만달러가 들어간다. 합동기관간태스크포스 서부(JIATF-W)는 140만달러 넘는 해양 감시 장비를 태평양도서국포럼 어업기구(FFA)와 피지 해양 기관에 제공하고, 사모아에 있는 태평양 초국가범죄조정센터에는 보안 통신 체계를 깔아 준다. 피지에는 불법 마약과 화물 차단을 돕는 보트 진입로(boat ramp)를 짓는다. 국무부는 파푸아뉴기니(PNG) 국가어업청의 새 순찰정 4척에 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와 개량 레이더 화면, 실시간 데이터 전송 장비를 단다.
해안경비대는 450만달러짜리 '프로젝트 카날로아(Project Kanaloa)'를 맡는다. 소형정 운용과 검문·검색, 어업 단속, 해양 사건 기소를 가르치고, 장비를 대 주며, 태평양 국가의 해양경찰·세관·어업 기관에 자문관을 파견한다. 넓은 배타적경제수역을 순찰하고 각국이 스스로 훈련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다는 목표다. 해안경비대는 양자 십라이더 작전도 넓힌다. 십라이더 협정에 따라 태평양 국가 단속관이 미 해안경비대 경비함에 타고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전역에서 자국 법을 집행한다. 국무부는 어느 한 나라가 혼자 순찰할 수 없는 바다까지 단속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FBI·국토안보수사국·마약단속국이 수사와 돈줄 추적을 맡아
수사 분야에서는 FBI가 500만달러 규모의 EPIC(Enhancing Police Investigative Capacity)를 운영한다. 태평양 경찰의 마약 밀매·뇌물·자금세탁·사이버범죄 수사를 돕는 사업으로, 실습 훈련과 진행 중인 사건 자문, 경찰 연락 지원, FBI 국립아카데미 교류가 들어간다. 국경을 넘어 수사 성과를 내는 전문가 인맥을 쌓는다는 구상이다. 국토안보수사국(HSI)은 250만달러로 국경·항만 보안 사업 FORTRES를 맡아 연락관을 보내고, 무역 기반 자금세탁과 카르텔 연계 마약 밀매를 겨냥하며, 우선 항만의 검색 장비를 바꾼다. 태평양 국경 기관과 미국 법집행기관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연습도 함께 한다.
JIATF-W는 130만달러 넘게 들여 피지·통가·마셜제도·미크로네시아연방·팔라우 수사관에게 마약 수사, 금융 수사 기법, 해양 작전 계획을 가르친다. 팔라우에는 미 세관국경보호청(CBP) 직원 2명이 팔라우 세관국경보호국에 60일간 배치돼 자문·지원을 시범 운영한다. 마약단속국(DEA)은 45만달러로 3년 동안 마약 수사·금융범죄·과학수사·리더십 교육과 멘토링을 하는 PINSR 사업을 운영하고, 역내 경찰학교의 마약 대응 과정도 지원한다.
돈줄을 끊는 사업으로는 500만달러 규모의 PACIFIC(Pacific Alliance for Combating Illicit Finance and Cybercrime)이 나왔다. 미국 연방기관들이 태평양 도서국 금융정보분석기구와 사이버범죄 수사 조직 요원에게 가상화폐 추적, 실소유자 조사, 디지털 포렌식을 가르친다.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와 부다페스트 사이버범죄협약 기준에 맞춰 자금세탁 방지법과 사이버범죄법 개정도 돕는다. 국무부는 이 사업이 미국의 클라우드·통신 사업이 역내에 구축하고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경제를 지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