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무응답 속 北(북) 지뢰에 장병 부상…국방부, 군사회담 또 제안

서울
북한이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안에 11개월 가까이 답하지 않는 사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측이 묻은 지뢰와 관련된 폭발로 우리 장병들이 다쳤다. 국방부는 23일 김홍철 국방정책실장 명의의 공식 담화를 발표하고 지상 군사분계선(MDL) 위치 확인과 군통신선 복원, 접경지역 우발충돌 방지를 다룰 남북군사당국회담을 북측에 다시 제안했다. 국방부는 같은 실장 명의로 2025년 11월 17일 낸 회담 제안에 북측이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두 제안 사이는 340일이다.
국방부는 11개월 만에 남북군사당국회담을 다시 꺼내
김홍철 실장이 23일 발표한 제안문의 핵심은 "남북간 지상군사분계선의 명확한 위치를 상호 확인하고, 군통신선 복원 및 접경지역 우발충돌 방지 방안을 협의할 남북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 당국에 공식 제안한다"는 문장이다.
김 실장은 형식도 넓혔다. "필요하다면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3자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회담 일정과 장소는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담화는 "북측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는 문장으로 끝났다. 판문점을 협의 창구로 제시한 것은 지난해 11월 담화와 같다. 지난해에도 김 실장은 구체적인 회담 일정과 장소를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지난해 제안보다 의제가 늘었다. 2025년 11월 17일 담화의 의제는 "군사분계선(MDL)의 기준선 설정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는 한 가지였다. 이번에는 MDL 위치 확인에 더해 군통신선 복원과 우발충돌 방지 방안이 붙었고, 유엔사를 낀 3자회담이라는 선택지도 새로 들어갔다. 지난해 담화가 북측에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바란 데 비해 이번 담화에서는 "빠른"이라는 말이 빠졌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제안에 지금까지 답하지 않아
국방부는 이번 담화에서 지난해 제안의 결과를 직접 적었다. 국방부는 "작년 11월에는 쌍방간 군사분계선 위치에 대한 인식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17일 제안 이후 340일이 지나도록 북측의 호응이 없다는 것을 국방부가 공식 담화로 인정했다.
지난해 제안의 배경은 이번과 거의 같았다. 2025년 11월 담화에서 김 실장은 북한군이 MDL 일대에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세우고 지뢰를 묻는 과정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작전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 경고사격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회담을 제안한 목적은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국방부는 남북의 경계선 인식이 어긋난 원인으로 표지판 유실을 들었다. 지난해 담화에 따르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뒤 같은 해 8월 군사정전위원회 감독 아래 MDL 표지판을 세웠지만 "상당수 유실"됐다. 1973년 유엔사 측이 보수작업을 하던 중 북한군이 총격을 가한 뒤 보수는 멈춘 상태다. 우리 군은 2004년 미국 국립지리정보국(NGA)과 함께 원본 지도의 MDL을 실제 지형에 맞추는 작업을 했다. 국방부는 "MDL 표지판을 우선으로 적용하되, 식별이 어려울 경우 군사지도 MDL 좌표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사이 북측이 MDL 남쪽에 묻은 지뢰와 관련된 폭발로 장병들이 다쳐
제안 이후 11개월 동안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23일 담화에서 "지난 9월 21일 우리측의 비무장지대 수색작전간 지뢰가 폭발하여 우리 장병들이 부상당한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결과 북측이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 매설한 지뢰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폭발 32일 뒤 나온 담화에서 국방부는 이 조사 결과를 회담 제안의 근거로 썼다. 지난해 11월 담화는 북측의 MDL 일대 지뢰 매설을 회담 제안의 사유로 들었다. 11개월 뒤에는 북측이 MDL 이남에 묻은 지뢰와 관련된 폭발로 장병들이 다친 사실이 같은 자리에 들어갔다. 23일 담화가 북측에 요구한 것은 회담 개최 하나다. 담화가 전한 폭발 장소는 "비무장지대 수색작전간"이고, 지뢰 위치는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이다.
국방부는 북측 활동과 우리 군 경고사격이 늘었다고 밝혀
국방부는 접경지역 긴장이 커졌다는 점도 밝혔다. 담화는 "최근 북측의 군사분계선 일대 활동과 우리측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이 증가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담화가 북측 인원의 MDL 침범이 "지속 발생"한다고 했는데, 1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북측 활동과 우리 군의 대응이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앞으로의 위험도 경고했다. 담화는 "남북간 군사분계선에서의 군사적 대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상황이 계속하여 방치된다면 또다른 어떤 상황이 생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장병들은 각자 인식하고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활동할 것이며, 이는 우발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담화에서 "최근 수년간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일대 전술도로와 철책선 설치, 지뢰매설과 그 과정에서 군사분계선 침범상황을 예의 주시해왔다"고도 했다. 북측의 MDL 일대 공사와 지뢰 매설을 수년째 지켜봤다는 설명이다. 담화가 그 기간의 대응으로 적은 것은 경고방송·경고사격과 작년 11월의 회담 제안이다.
대통령은 같은 기간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거듭 말해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1일 지뢰 폭발 이후 공개 발언에서 평화공존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폭발 이튿날인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났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는 인식 아래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제반 외교정책,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 노력이 결실을 맺도록 유엔도 가능한 역할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환담, 9월 유엔총회 계기 면담에 이은 세 번째였다.
같은 날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책브리핑은 "한미 정상은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로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한반도에서의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되도록 긴밀한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정상이 오늘 오후 7시 20분부터 약 3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를 토대로 핵추진잠수함 연료, 농축·재처리,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겠다는 공동의 의지도 확인했다.
10월 1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싸워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보다 더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함께 이기는 길'을 찾아내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남북관계의 매듭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앞으로도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얽힌 매듭을 풀어나갈 것"이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했다.
정책브리핑은 이 대통령이 이날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사고로 부상한 장병들의 쾌유를 빌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누리는 이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의 위험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념식은 폭발 열흘 뒤였다. 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나라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이 개인의 희생으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된다"며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이 명예와 자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는 항상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강력한 국방력은 무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의 사기가 곧 국방력"이라는 말도 했다. 정책브리핑은 이 대통령이 장병 인권을 보장하고 복무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10월 8일 한-이집트 공동언론발표에서도 이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튼튼한 안보라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철학을 알시시 대통령님께 전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알시시 대통령이 대화와 협력의 여건을 조성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설명드렸습니다"라고도 했다. "우리 양국은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폭발 17일 뒤였다.
정부는 대화 복원이 우발충돌을 막는 길이라고 설명해
국방부의 설명은 이렇다. 경계선이 어디인지 남북이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한 우발충돌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를 줄이려면 군사당국이 마주 앉아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23일 "특단의 조치"를 언급한 것도 이 맥락이다. 장병들이 각자 인식하는 선을 기준으로 움직이면 우발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이번에 유엔사를 포함한 3자회담 가능성도 열어 뒀다. 의제에는 군통신선 복원이 들어갔다. 정책브리핑은 국군의 날 기념식 기사에서 정부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대화 제안과 함께 군사력 강화도 내세운다. 이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인공지능과 유무인 복합체계를 고도화하고 이에 맞게 군 구조를 개편하고 국방태세 전반을 재설계해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반드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2030년대 중반이 되면 우리 기술로 만든 핵추진잠수함 건조까지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뤄낼 것"이라고도 했다. 정책브리핑은 정부가 군이 주도하는 억제·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내년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8.2% 늘어난 73조 원으로 편성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스스로를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낼 충분한 힘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기념사에서 "앞으로 전시작전권 환수로 그 마침표를 찍어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자주국방의 꿈을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소총 한 자루부터 우리 손으로 만들자며 방위산업의 첫 삽을 떴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국방 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의지로 그 꿈을 한 걸음 더 밀고 나가셨다"는 말도 했다. 전날 울산에서 열린 최신예 이지스함 '대호 김종서함' 진수식도 언급했다. "소총 한 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나라에서 최첨단 전차와 자주포, 전투기와 함정을 생산·수출하는 군사 강국이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은 누군가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주한미군과 유엔사 회원국 장병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정부의 대북정책 틀은 국정과제에도 담겼다. 정책브리핑의 국정과제 목록에서 국정목표 5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의 전략 2 '평화 공존과 번영의 한반도' 아래에는 통일부 소관 114~118번 과제 5건이 있다. 첫 과제인 114번은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및 평화공존 제도화」다. 115번은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교류협력 추진」, 116번은 「분단고통 해소와 인도적 문제 해결」, 117번은 「국민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정책 추진」, 118번은 「한반도 평화경제 및 공동성장의 미래 준비」다. 외교부 소관 122번 과제는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향한 실질적 진전 추구」다. 같은 국정목표의 전략 1에는 국방부 소관 109~112번 과제 4건이 있다. 110번이 「한미동맹 기반 전방위적 억제능력을 바탕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112번이 「군인 사기진작을 위한 장병 복무여건 개선」이다.
부상자 수와 침범 횟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국방부는 9월 21일 폭발로 다친 장병 수와 북측 인원의 MDL 침범 횟수, 우리 군의 경고방송·경고사격 횟수, 이번 제안에 대한 북측 응답 시한, 북측이 끝내 응하지 않을 경우의 다음 조치를 밝히지 않았다.
두 문서의 표현을 나란히 놓으면 11개월 사이의 변화가 드러난다. 2025년 11월 담화는 북측 인원의 MDL 침범이 "지속 발생"한다고 했고, 우리 군의 대응은 "경고방송, 경고사격"이었다. 2026년 10월 담화에서는 북측 활동과 우리 군의 경고방송·경고사격이 "증가"했고, 그 사이 MDL 남쪽에서 북측 매설 지뢰와 관련된 폭발로 장병들이 다쳤다. 같은 기간 국방부의 대응은 의제를 넓힌 회담 재제안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담화가 "상당수 유실"됐다고 한 MDL 표지판 문제도 그대로다. 1973년 북한군 총격 이후 보수가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 지난해 국방부 설명이었다. 이번 담화는 표지판 대신 "지상군사분계선의 명확한 위치를 상호 확인"하자는 표현을 썼다. 북측이 응하지 않는 한 장병들은 국방부 표현대로 "각자 인식하고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출처 (KST)
- 국방부(정책브리핑) · 2026-10-23 · 국방부, 북에 '군사당국회담' 제안…"군사분계선 위치 확인 협의" · https://m.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74228&pageIndex=1&cateId=&repCode_P=&smenu=EDS04
- 국방부(정책브리핑) · 2025-11-17 · 국방부, 북에 군사회담 제안…"군사분계선 기준선 설정 논의"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54841
- 정책브리핑 · 2026-10-01 · 이 대통령 "자주국방은 곧 주권…전작권 환수로 그 꿈 반드시 이룰 것" · https://m.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72879&pageIndex=1&cateId=&repCode_P=&smenu=EDS04
- 정책브리핑 · 2026-09-23 · 이 대통령, 유엔 사무총장 면담…"평화공존 한반도 협력 기대" · https://m.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72480&pageIndex=1&cateId=&repCode_P=&smenu=EDS04
- 정책브리핑 · 2026-09-23 · 한·미 정상 "대미투자 논의 진전 환영"…핵잠 연료·전작권 전환 등 후속 협의 · https://m.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72551&pageIndex=1&cateId=&repCode_P=&smenu=EDS04
- 대통령(정책브리핑 연설문) · 2026-10-08 · 10/8(목) 한-이집트 공동언론발표 · https://m.korea.kr/briefing/speechView.do?newsId=132039106&pageIndex=1&cateId=&srchType=&srchWord=&repCode_Z=
- 정책브리핑 국정과제 · 2026-10-24 확인 · 국정과제 목록 · https://www.korea.kr/govVision/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