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미·러 3자 실무회담 11월 상반기"…포로 270명 귀환

키이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행사에 화상으로 나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가 실무팀급 3자 회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회의를 "11월 상반기"에, 가능한 한 빨리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같은 날 밤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로 교환으로 우크라이나인 270명이 러시아에서 돌아왔다고 전했다. 다만 스타링크·스타실드 위성통신의 속도 제한과 이미 합의된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의 인도 지연은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 특사들과 통화한 뒤 3자 실무회의 일정을 밝혀
허드슨연구소 행사 안내에 따르면 이날 특별연설은 미 동부시간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열렸다. 행사는 초청자만 참석하는 대면 행사로 마련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격으로 연결됐다. 질의응답은 존 P.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소장 겸 최고경영자가 맡았다. 연구소는 행사 안내문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또 한 번의 어려운 겨울을 준비하는 가운데 "서방 전역의 논의가 새로운 강도에 이르렀다(discussions across the West have reached a new intensity)"고 밝혔다. 연구소는 우크라이나가 전선을 적절히 지키고 민간인을 방어하며 협상 테이블에서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확보하는 방법을 논의 주제로 들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연구소 지도부와 분석가, 미국 전문가, 외교관, 언론인 등 100명 넘게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허드슨연구소를 1961년 크로턴온허드슨에서 설립된 미국 싱크탱크로 소개했고, 전면 침공 이후 연구소 지도부와 직원들이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 직전 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들(President Trump’s representatives)"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와 통화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통화 때문에 조금 늦었다며 사과했다. 통화 주제는 노르웨이 오슬로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회담의 결과, 그리고 "이번 11월에 외교를 어떻게 진전시킬지(how we can move diplomacy forward this November)"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 미국, 러시아가 팀 수준에서 3자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We have an agreement to hold a trilateral meeting – Ukraine, the United States, and Russia – at the team level)"고 밝혔다. 계획은 11월 상반기, 가능한 한 빨리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어느 날이든, 내일이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모든 것은 러시아인들에게 달려 있다(But it all depends on the Russians)"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발표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회담에서 러시아 측이 내놓은 입장이 담기지 않았다.
10월 회의가 무산되자 젤렌스키는 미국의 압박과 유럽의 참여를 요구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자 회의가 원래 10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이 회의가 열리지 않은 데 대해서는 "러시아인들이 만나지 않을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 냈다(the Russians came up with another reason not to meet)"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일을 "당연히 미국과, 당연히 유럽과, 그리고 다른 모든 파트너와 함께(of course with America, of course with Europe, and with all our other partners)"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이런 회의가 필요하고, 외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We need these meetings, and we need diplomacy to move forward)"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없이, 또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 없이 이런 회의가 열릴 수 있느냐고 스스로 물은 뒤 "아마 아닐 것(Probably not)"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발표문은 이 대목을 미국의 압박 없이는 3자 회의가 열릴 수 없다고 정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래서 우리는 미국이 모든 수준에서 이 문제를 우선순위로 유지해 주기를 정말로 기대한다(And that's why we are really counting on you, on America, to keep this a priority at every level)"고 말했다.
유럽의 자리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대화에 유럽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단계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리고 실무급 3자 회담에서 정상회담으로 넘어가야 한다(And we need to move from technical-level trilateral talks to a meeting of the leaders)"며 핵심 쟁점은 그 수준에서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다른 파트너들 사이에 오해 없는 강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는 강한 미국이 없다면 세계는 분명히 더 나빠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에 직접 말하는 이유로는 각국 국민과 사회가 상황을 이해하면 정치 지도자들이 평화를 향해 더 강한 길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로 270명이 돌아왔지만 젤렌스키는 "유일한 좋은 소식"이라고 말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로 교환 결과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포로 생활에서 우리 국민 270명을 우크라이나 집으로 데려왔다(we brought 270 of our people home to Ukraine from Russian captivity)"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 가운데 많은 이가 "정말 끔찍한 환경(absolutely terrible conditions)"에 갇혀 있었고, 일부는 2022년부터 붙잡혀 있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얼마나 강한지 자랑스럽다(I am proud of how strong our people are)"고도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귀환자와 가족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하면서도 "지금까지 유일한 좋은 소식(it's the only good news so far)"이라고 덧붙였다. 교환이 이뤄진 날짜와 러시아 측에 넘긴 인원은 대통령실의 두 발표문에 나오지 않는다.
스타링크 속도 제한과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 지연은 풀리지 않아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머지 두 소식은 그리 좋지 않다(The other two pieces of news are not so good)"고 했다. 첫째는 위성통신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링크와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이 여전히 남아 있다(the speed limits on Starlink and Starshield are still there)"며 속도가 복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둘째는 방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미 합의된 요격미사일을 기다리고 있다(We’re waiting for interceptors that were already agreed on)"며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막을 요격미사일의 인도가 여전히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이 거의 매일 공격하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에게 실제 문제(a real problem for us)"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대규모로 공격한다고도 했다.
전선 상황도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꽤 성공적인 작전(quite successful operations)"을 이어 가고 있고, 보급이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며 방어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더 어려워진 이유의 하나로 스타링크·스타실드 정책과 속도 제한을 들면서도 "그래도 우리 전선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But our frontline is still holding)"고 말했다.
겨울 대비도 의제였다.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유럽 파트너들과 가스 공급 합의를 해 둔 상태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인도는 별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시아·중동·유럽 국가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미국의 지원 패키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겨울 패키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에너지와 요격미사일을 꼽았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대유럽 하이브리드전을 경고하며 안전보장 4요소를 내놔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하이브리드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든 수단은 드론 공격과 사이버 공격, 흑해 지역 불안정화 시도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목표가 유럽연합(EU)을 분열시키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안전보장도 논의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의 핵심 요소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강한 우크라이나군, 파트너들의 재정 지원, 러시아가 앞으로 침략할 경우에 대비한 분명한 대응 메커니즘, 전쟁 뒤에도 중요할 방공망 강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평화가 아니다. 평화는 공정하고 강해야 한다(But we need not just peace. The peace must be fair and strong)"고 말했다. 평화의 강도는 안전보장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평화는 우리가 무엇보다 원하는 것(peace is what we want more than anything)"이라고 말했고, "우크라이나에 영광을!(Glory to Ukraine!)"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