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14% 동결…3분기 물가 연율 8.0%, 올해 성장률은 0.5~1.0%로 전망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 중앙은행이 10월 23일 기준금리를 연 14.0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기준 이자율로, 대출과 예금 금리의 바탕이 된다. 중앙은행 이사회는 모스크바 시간 낮 1시 30분에 낸 성명서에서 현재 물가 압력이 높게 유지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가계·기업의 예상)도 높다고 밝혔다. 7월 24일 0.25%포인트를 내려 14.00%가 된 금리를 9월 11일에 이어 두 번 연속 그대로 뒀다. 이날 중앙은행은 앞으로 3년 동안의 경제를 내다본 중기 전망도 새로 내놓았고, 내년 평균 기준금리 전망치를 12.5~13.5%로 제시했다.
3분기 물가는 한 분기 사이에 크게 달라졌다. 계절 요인을 뺀 3분기 물가 상승률은 한 분기의 상승폭을 1년으로 환산한 연율로 평균 8.0%였다. 2분기는 4.8%였다. 값이 크게 출렁이는 품목을 빼고 계산하는 근원 물가도 4.5%에서 6.2%로 뛰었다. 중앙은행은 가격을 흔든 품목으로 자동차 연료를 첫손에 꼽았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한 물가 상승률은 10월 19일 기준 6.8%로 추정했고, 올해 12월에는 7.1~7.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은 5.6%였다.
중앙은행이 가장 무겁게 본 것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 물가 압력이다. 중앙은행은 일시적 변동을 걷어낸 "지속적 물가 상승"이 연율 5~6%이고 아직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인으로는 일부 업종의 생산능력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영향을 들었다. 총재는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되살리려고 큰 노력을 하고 있고 이 요인은 본질적으로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효과가 7월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어, 물가를 내년에 4%로 되돌리려면 더 오랜 기간 "다소 긴축적인 통화 여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재는 지금의 물가 상승 속도가 내년 상반기 안에 4%로 돌아간다고 전망했다.
물가 기대가 높다는 대목은 총재 발표문에 더 구체적으로 나온다. 10월 1일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 같은 생활 기반 서비스 요금) 인상률이 중앙은행 예상을 다소 웃돌았다고 총재는 밝혔다. 새 요금 고지서가 아직 가정에 도착하지 않아 주민의 물가 기대에는 덜 반영됐다고도 말했다. 그런데도 주민의 물가 기대는 10월에 조금 꺾였을 뿐 최근 몇 달 동안 2년 내 최고치 부근에 있고, 분석가와 금융시장 참가자의 기대는 눈에 띄게 올랐다. 중앙은행은 물가 기대가 높으면 기업이 늘어난 비용을 가격에 더 쉽게 얹는다고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임금도 부담이다. 임금 상승세가 노동생산성 증가세에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지만 둘 사이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중앙은행은 밝혔다. 실업률은 역사적 최저 부근이다.
노동시장은 업종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 인력이 모자란다고 답하는 기업의 비중은 계속 줄고 있다. 총재는 목재 가공과 철강에서는 일손이 풀려나는 반면 비철금속·화학·제약 기업은 사람을 계속 많이 구한다고 했다. 기업들은 내년 임금 인상을 올해보다 작게 계획하고 있다고 중앙은행은 밝혔다. 통화 여건은 중앙은행 평가로 "다소 긴축적"이다. 3분기에 대부분의 금융시장 금리가 올랐지만 물가 기대도 같이 올라 실질 기준으로는 긴축 강도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은행들은 대출 심사에서 금리 말고 따지는 조건, 특히 대기업의 신용 요건을 조금 더 깐깐하게 보고 있다. 그래도 3분기 기업 대출은 빠르게 늘었다. 9월 소매 대출이 살아난 것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우대 주택대출의 조건이 바뀔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총재는 말했다. 저축하려는 성향은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높고, 예금 말고 다른 저축 수단에 대한 관심도 완만하게 커지고 있다고 했다.
중앙은행은 더 강한 내수를 반영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0.5~1.0%로 조정했고, 내년은 1.0~2.0%로 봤다. 가계 소비는 올해 3.0~3.5% 늘고 내년에는 0.5~1.5%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설비·건설에 들어가는 고정자본 투자는 올해 1.0% 감소에서 0.0% 사이로 전망했다. 총재는 투자 회복이 이어지고 있고 생산 확대가 여러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내준 대출(채권 포함) 잔액은 올해 8~11% 늘어 지난해 9.9%와 비슷한 수준이고, 기업 대출은 9~12%, 가계 대출은 5~8%,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6~9% 늘 것으로 봤다. 총재는 대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빨라 올해 대출 전망을 8~11%로, 통화량 증가율 전망을 10~13%로 올렸다고 밝혔다. 통화량은 시중에 풀린 돈의 총량이다. 지난해 통화량 증가율은 10.6%였다.
중앙은행은 2025년 9월 12일 17.00%로 내린 뒤 10월 24일 16.50%, 12월 19일 16.00%, 올해 2월 13일 15.50%, 3월 20일 15.00%, 4월 24일 14.50%, 6월 19일 14.25%, 7월 24일 14.00%로 여덟 번 연속 내렸다. 총재는 인하가 멈춘 이유를 밝혔다. 9월에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3개년 예산안과 생산능력 감소의 영향에 달렸다고 말했는데, 이번 발표문에서 이를 다시 짚었다. 이번에 확인한 예산안은 7월 전망의 가정보다 "다소 보수적"이라 금리 인하를 이어 갈 수 있었지만, 생산능력 감소의 영향이 길어질 수 있어 판단이 달라졌다고 총재는 말했다. 중앙은행은 중기 전망에서 평균 금리를 올해 14.6%, 내년 12.5~13.5%, 2028년 9.0~10.0%, 2029년 7.5~8.5%로 잡았다. 중앙은행은 1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평균 금리가 14.7%였고, 10월 26일부터 연말까지 평균 14.0%가 된다고 밝혔다. 이 계산은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하는 것도, 바꾸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재정과 유가 전제도 이번 판단의 일부다. 중앙은행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의 3개년 예산안이 경기 변동과 이자 지출을 뺀 구조적 기초재정수지를 2029년에 0으로 되돌리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이 예산이 앞으로 물가를 누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전망을 짰고, 예산 계획이 바뀌면 통화정책을 고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유가 전제는 높아졌다. 중앙은행은 세금 계산에 쓰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올해 배럴당 평균 72달러, 내년 55달러로 올려 잡았고, 중동 정세가 유가를 높게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가격이면 올해 상품 수출은 4,990억 달러, 수입은 3,490억 달러로 상품 무역수지 흑자가 1,500억 달러다. 지난해는 1,130억 달러였다. 수출입에 서비스와 소득까지 더한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710억 달러(지난해 390억 달러)이고, 내년에는 310억 달러로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했다. 총재는 수출 대금이 늘어 루블 가치를 받쳐 줬지만, 재정 규칙(기준 유가를 넘는 수입을 따로 쌓는 장치)이 세계 시장 가격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한다고 했다.
위험은 여전히 물가를 올리는 쪽에 쏠려 있다고 중앙은행은 평가했다. 공급 쪽에서는 생산능력 회복이 더 늦어지는 경우가, 수요 쪽에서는 물가 기대가 높은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와 노동시장의 긴장이 오래가는 경우, 그리고 "더 큰 재정 적자"가 위험으로 꼽혔다. 총재가 가장 불쾌한 시나리오로 든 것은 물건과 서비스의 공급이 줄어드는 동시에 수요가 빨라지는 조합이다. 세계 경제는 계속 성장하지만 연료 가격이 오르면서 세계적인 물가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총재는 말했다. 지정학 요인은 전개에 따라 물가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다고 했다. 물가를 낮추는 쪽 위험은 내수가 전망보다 더 크게 식는 경우 하나다.
중앙은행은 11월 5일 이사회 토론 요약과 중기 전망 해설을 공개하고, 다음 금리 결정은 12월 18일에 내놓는다.
출처 (KST)
- 러시아 중앙은행 「Банк России принял решение сохранить ключевую ставку на уровне 14,00% годовых」(2026-10-23) https://www.cbr.ru/press/PR?file=23102026_133000key.htm
- 러시아 중앙은행 「Заявление Председателя Банка России Эльвиры Набиуллиной по итогам заседания Совета директоров Банка России 23 октября 2026 года」 https://www.cbr.ru/press/event/?id=32929
- 러시아 중앙은행 「Среднесрочный прогноз Банка России」(2026-10-23) https://www.cbr.ru/Content/Document/File/198897/forecast_261023.pdf
- 러시아 중앙은행 「Решения по денежно-кредитной политике」 https://www.cbr.ru/dkp/mp_dec/